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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못 본 아시아] 지상낙원 티베트는 없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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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02. 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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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못본 아시아
<영국의 작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은 우리에게 영화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티베트를 소재로 한 이 이야기에는 전설 속의 이상향인 ‘샹그릴라’가 나옵니다. 이후 서양에서는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을 등지고 영혼의 구원을 찾을 수 있는 곳, 티베트로 떠나는 샹그릴라 신드롬이 일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멈추고 생로병사의 고통이 없는 낙원일 것만 같은 티베트, 그러나 강대국인 중국에 맞선 오늘날 티베트는 끝없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가 <우리가 못 본 아시아> 기획을 통해 티베트를 조명합니다.>

... <YONHAP NO-0444> (AP)
지난 3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앞에 유럽티베트청년협회 회원들이 티베트 국기를 들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항의하고 있다./사진=AP 연합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선미리 기자 = 2019년 11월 중국 쓰촨성 소재 티베트 사찰인 키르티 사원의 젊은 승려가 분신을 했다. 숨진 승려는 24살이었다. 키르티 사원은 당시 “그는 중국 공산당의 통제와 티베트족 종교·언어·문화에 대한 탄압 속에 살아왔으며 마지막까지 중국에 저항하다 짧은 생을 마쳤다. 그의 시신이 가족에게 인계가 됐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연합(UN)과 유럽연합(EU)이 발간한 ‘티베트 내 5대 인권침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중국에 항의하기 위해 분신을 시도한 티베트인은 최소 15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32명은 사망했다.

‘하나의 중국’을 이룩하기 위해 중국은 티베트의 종교·언어·문화 지우기와 함께 기본적 인권조차 억압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올리거나 티베트 내 일자리 감소에 대한 에세이를 썼다는 이유로 구금되는가 하면 티베트어로 쓰인 책을 공유했다가 체포당하기도 했다.

궈뤄(果洛) 티베트족 자치주 교육당국은 모든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을 중국어로 가르치도록 했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동시에 티베트어를 배울 기회를 박탈하면서 철저히 티베트인들의 ‘사상 개조’에 나선 것이다.

티베트인들은 직장을 구하는 데도 제약이 따랐다. 정부기관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지원서에는 ‘공산당의 사상을 지지하는가’ 혹은 ‘분리주의에 반대하는가’를 묻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또 공산당은 종교를 사회주의 과업에 방해가 되는 불순한 사상으로 간주하고 신앙의 자유마저 박탈하고 있다. 2019년 5월 중국은 티베트 불교 성지인 야첸가르에서 약 3600명의 승려를 추방하고 ‘재교육 수용소’에 수감해 정신적·신체적 고문을 자행했다. 또 교육 훈련이라는 명목 하에 강제노동을 시킨다는 의혹도 나온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1년 앞두고 티베트족과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의 인권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지난 3일 180개의 전 세계 인권단체들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인권단체는 올림픽이 중국 정부의 인권 유린과 소수민족 탄압하는 데 이용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에도 중국은 인권 개선을 약속했지만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발생한 티베트족 봉기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수백 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이는 결국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소수민족 문제를 연일 언급하며 중국과 대립 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이번 보이콧 움직임은 티베트족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일도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티베트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 당국에 티베트인의 인권을 존중할 것과 티베트의 언어·문화·종교 등 전통을 보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티베트 내 인권 유린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에 대해서는 비자 제한과 금융 제재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5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의 취임 후 첫 통화에서 티베트, 신장, 홍콩 문제를 언급하며 다시 한번 중국을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선거기간 중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티베트 문제를 외면했다고 비판하면서 달라이 라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은 위구르족 이슈와 마찬가지로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며 어떠한 외부세력의 개입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4월 13일 망명정부의 새로운 정치 지도자를 뽑는 결선 투표가 예정돼있어 티베트에 다시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5년 임기의 총리는 우선 1차 투표를 통해 2명의 후보를 선출한 뒤 최종 선거를 통해 결정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결선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 2명은 펜파 체링 전 국회의장과 오우상 켈상 도르지 망명정부 미국 대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 결과는 오는 8일 발표될 예정이다.

임기 종료를 앞둔 롭상 상가이 총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비록 티베트가 중국의 지배 아래 있지만 망명정부는 자유로우며 민주주의를 선호한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분명히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2011년 정교분리 이후 달라이 라마의 정치적 후계자로 선출된 상가이 총리는 지난 10년간 망명정부 내 민주주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힘써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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