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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고통·불안, 미술로 치유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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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1. 05. 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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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서 '재난과 치유'展 개막...8월 1일까지
국내외 작가 35인 60여점 선보여 "위로와 희망 전해"
이진주, 사각 (세부)
이진주의 ‘사각 死角’(세부)./제공=국립현대미술관
핏물이 가득 채워진 수영장에 마스크를 쓴 소년이 앉아 있다. 빨래줄 위에 널려 있는 흰 광목천을 뒤집어쓴 사람들은 답답하고 고통스러워 보인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재난과 치유’전에서 전시 중인 이진주 작가의 ‘사각 死角’에 묘사된 장면이다.

이진주 작가는 “한 치 앞을 제대로 내다볼 수 없는 코로나19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주제 사라마구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은 후 최악에 처한 인간 상황을 이불을 뒤집어 쓴 답답한 상황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코로나19 사태가 개인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동시대 예술가들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재난의 그늘 가운데서도 예술을 통해 삶의 의미를 성찰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재난과 치유’전은 갑작스럽게 강요된 변화들에 의해 고통 받고 의기소침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예술의 힘으로 치유해 보려는 전시다.

35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회화, 조각, 드로잉, 설치, 사진, 영상 등 60여 점을 전시한다. 이들은 다양한 시각, 형식, 기법을 통해 감염병 발생과 확산을 둘러싼 사회적 현상과 개인의 변화를 고찰하고 해석한다. 특히 프란시스 알리스, 리엄 길릭, 서도호, 이배, 오원배, 써니 킴, 최태윤 등은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작 가운데 재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요제프 보이스의 ‘곤경의 일부’가 눈길을 끈다.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요제프 보이스를 구했던 타타르 유목민이 사용한 펠트를 이용한 작품이다. 인간 생명에 대한 보호와 조난으로부터의 회복을 상징한다.


요제프 보이스, 곤경의 일부
요제프 보이스의 ‘곤경의 일부’./제공=국립현대미술관
행위예술가 프란시스 알리스의 영상 작품 ‘금지된 걸음’은 지난해 10월 홍콩 라마섬을 배경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숲 어딘가에 버려진 듯한 사각의 콘크리트 건축물 위를 더듬거리듯 걷는 한 남자의 모습이 등장한다. 사각의 콘크리트는 난간이 없어 그 경계를 벗어나는 순간 아래로 떨어지게 돼 있다. 영상 속 장면은 숲의 정적 속에 들려오는 새소리만큼 유약한 인간에게 닥친 팬데믹의 불확실성과 위태로움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회복과 치유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작품도 전시된다. 1990년대 초 프랑스로 이주해 유럽을 근거로 30여 년간 활동해온 작가 이배의 ‘불로부터’가 그러하다. 전통적으로 정화, 영원, 청결 등을 상징하는 숯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질병 치료를 위해 사람들이 갈아 마시기도 한 숯은 우리 생활의 에너지원으로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이 작품은 커다란 숲 조각이 놓이고, 매달린 공간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해 치유를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감염의 징후와 증상’ ‘집콕, 홀로 같이 살기’ ‘숫자와 거리’ ‘여기의 밖, 그곳의 안’ ‘유보된 일상, 막간에서 사유하기’ 등 다섯 가지 소주제로 나눠 열린다.

또한 재난 상황에서 흔들리고 위협받는 미술관의 전통적 전시 방법을 대체할 ‘대안 플랫폼’을 실험해보는 ‘위성 프로젝트’도 별도로 진행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난국 속에 예술로 사회적 소통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우리 삶의 변화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위로와 희망을 찾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8월 1일까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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