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적정기업 가치 하향 조정
가계대출 규제 강화 속 은행업 한계
"고객층 넓히고 혁신상품 내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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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지분을 대량 보유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의무보유기한이 지나자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주사 중 한 곳인 넷마블이 카뱅 상장 직후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해, 이달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자 나머지 지분을 모두 팔았다.
이는 카뱅이 국내 소매금융 시장에 수익 기반을 두고 있어, 은행업에 대한 규제가 성장성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이 그동안 나온 ‘플랫폼’으로서의 카뱅 기업가치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엔 증권가에서도 최근 적정 기업 가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장 초반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차익 시현 수요가 높아졌고, 그에 따라 단기적 주가 조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카뱅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고, 출범 5년차에 지나지 않는 만큼 적정 주가 수준을 찾아가는 시간이 어느정도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카카오뱅크는 지속 성장을 위해 고객층을 넓히고, 더 혁신적인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또 다른 26주 제휴 적금을 선보일 예정이고, 내년 쯤에는 주택담보대출 출시도 예정돼있다. 여기에 더해 어느정도 여건이 갖춰진다면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도 계획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4.89% 떨어진 6만4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카카오뱅크의 기관투자자인 넷마블이 5143억원 규모의 남은 지분 1.6%를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하자 주가도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지난 8월 카뱅 상장 직후 보유했던 3.21% 지분 중 1.26%를 매각했고, 같은 달 0.34%의 지분을 추가로 팔았다. 이번에 남은 지분 1.6% 가량을 모두 매각하면서 완전히 엑시트했다.
매각 목적은 차익 시현이지만 전량 매각으로 주주 지위에서 내려온 것은, 카뱅의 성장성 한계를 확인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넷마블 외에도 기관의 지분 매각은 이어지고 있다. 비금융 기관투자자인 기타법인은 카뱅 상장 이후 6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카뱅은 상장 전부터 은행보다는 플랫폼으로의 가치를 인정받아 고평가를 받아왔다. 이익 체력으로만 보자면 카카오뱅크 상장 이전 금융대장주였던 KB금융이 연간 4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내는데 반해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래의 가치로 좋은 평가를 받아 금융대장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카카오뱅크도 이를 피해가지 못하자 규제산업인 은행업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특히 카뱅 수익 대부분이 가계대출에서 나오기 때문에 규제가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카뱅 고객 수는 11월말 기준으로 1800만명에 가까운 수준이다. 경제활동인구 2853만명 중 절반 이상이 카뱅 고객인 만큼 국내에서는 더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도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상장 직후에는 최대 10만원대 목표주가까지 제시했던 곳도 있지만, 현재는 대부분 6만원대 후반을 목표주가로 내세우고 있다. 평균 목표주가도 지난 8월 7만원대에서 지난달에는 6만원대로 소폭 내렸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의 실적은 상반기에 이어 이자이익 확대와 수수료/플랫폼 사업영역 성과가 지속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만큼 대손비용 상승과 대출성장률 둔화가 동반되고 있다”며 “규제심화의 영향이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에 일부 영향을 주고 있음도 확인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아직 개인고객에 국한된 영업 포트폴리오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수익 한계는 어쩔 수 없다”며 “개인사업자대출은 시작했지만, 기관영업이나 해외 진출 등으로까지 범위를 넓혀야 성장성이 담보될 텐데, 비대면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무적 투자자의 차익 시현으로 오히려 적정 주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아직 출범 5년차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남아있고, 상장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주가 조정기를 거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연령대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조만간 26주적금 등 기존 상품에는 파트너사를 확대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내년에는 주택담보대출 출시도 앞두고 있다. 또 마이데이터 사업을 토대로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도 계획중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뱅크 미니를 통한 청소년 고객이 늘어나고, 중장년층 고객도 확대되면서 고객군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플랫폼으로서 제휴사를 다양화하는 한편 금융에서도 혁신적이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