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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 “우리 세계 그려낸 영화라고 기억해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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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3. 03. 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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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감독
신카이 마코토 감독/제공=쇼박스
'날씨의 아이' '너의 이름은.'으로 국내외 많은 사랑을 받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또 '더 퍼스트 슬램덩크'(6만2090명), '귀멸의 칼날: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6만4955명)(이하 '귀멸의 칼날')의 오프닝 스코어를 뛰어 넘었고, '너의 이름은.'의 오프닝 스코어인 13만8028명을 뛰어넘은 수치다. 이로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본인 작품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최근 '귀멸의 칼날'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 극장가에서 연이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스즈메의 문단속'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개봉 당일 내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적인 상황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사이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지만, 문화에 있어서는 강하게 연결되길 바란다"며 소감을 전했다.


스즈메의 문단속
'스즈메의 문단속'/제공=쇼박스
◆다음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문일답.
-'문'을 중요한 소재로 사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영화를 만들려고 처음 생각했을 때부터 떠오른 아이템 중 하나다. 우선 한국드라마 '도깨비'를 보면서 문을 사용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고, 거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문은 일상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다녀 오겠습니다'는 말과 함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다녀왔습니다'면서 문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것을 반복하는 게 일상인데 재해라는 것은 단절이다. 나갔는데 돌아오지 않는 것이 재해라고 생각해서 문이 이 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다이진을 고양이로 설정한 이유와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는지도 궁금하다.
"다이진의 모티프는 여러 가지다. 먼저 일본 신사에 가면 두 개의 동물 석상이 문 옆에 있는데 그것에서 영감을 받았다. 고양이로 설정한 이유는 내가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변덕스러운 자연을 상징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인간의 눈에 자연은 굉장히 변덕스럽다. 아름답게 보이다가도, 쓰나미처럼 어느 순간 무시무시하게 인간을 덮쳐오기도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을 표현하고 싶었고, 고양이의 성격이 그런 자연과 닮아있다고 생각해 설정했다."

스즈메의 문단속
'스즈메의 문단속'/제공=쇼박스
스즈메의 문단속
'스즈메의 문단속'/제공=쇼박스
-극중 소타를 인간이 아닌 소품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또 다리가 하나 없는 의자로 선택했나.
"이 영화가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큰 비극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 관객들이 무겁고 괴롭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스즈메와 함께 다니는 존재가 따뜻하고 귀여웠으면 해서 의자를 택했다. 다리가 세 개인 설정은 쓰나미가 왔을 때 떠내려갔다가 찾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재해의 피해로 다리가 하나 없어진 것이기도 하고, 움직임이 코믹하기 때문에 영화의 온도를 올려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스즈메가 가진 마음의 메타포(은유)로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스즈메는 재해를 입고 무언가를 잃은 상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다리가 세 개인 의자로 표현하고 싶었다. 또 무언가 상실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의자처럼 달릴 수 있고 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

-영화 속 등장하는 음악들도 인상적이었다.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
"차 안에서의 선곡은 일본인들이 대부분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곡을 택했다. 이유는 영화와 현실이 이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세계에도 대지진이 있었고 현실에서도 대지진이 있었다는 설정을 똑같이 두고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유명한 가요를 넣고 싶었고, 그 곡들을 상황과 연관 지어서 선곡했다. 예를 들어 스즈메와 이모가 싸운 뒤에는 '싸움을 멈춰요'라는 가사의 곡을 택해서 가벼운 개그 코드로 활용하기도 했다."

스즈메의 문단속
'스즈메의 문단속'/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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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제공=쇼박스
-최근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한국에서 큰 흥행을 거뒀고, '스즈메의 문단속' 예매율도 높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관객들에게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다.(웃음) 일본과 한국이 문화적인 것이나 풍경이 닮아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끔 서울의 거리를 보면서 그립다는 생각도 들고, 도쿄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거리나 동네의 풍경이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의 미래는 사람의 마음이 반영돼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마음의 형태가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고, 일본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를 그렇게 많이 보는 게 아닐까 싶다. 정치적인 상황에 있어서는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고 파도와 같지만, 문화에 있어서는 강하게 연결돼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지
"'우리의 현실과도 상관이 있구나' '우리의 세계를 그려낸 영화'라고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일본에서는 지진이 많고 지진의 재해를 그리고 있지만 한국에는 지진은 없다고 들었다. 하지만 재해는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재해가 아니더라도 전쟁, 사고 등 우리의 일상을 갑작스럽게 단절시키는 재해는 늘 있다. 일상이 단절됐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그것을 회보하고 살아가게 되는가를 테마로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도 우리의 세계를 그린 것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봐주면 좋겠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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