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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비행기 추락사...6월 이틀 반란 후 예고된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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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3. 08. 24. 11:28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비행기 추락사
바그너 대원, 반기 또는 각자도생 갈림길
푸틴, 격추 명령 가능성...푸틴 비판 인사들 독살·저격 당해
독극물 중독 생존 나발니, 총 30년 6개월 징역형
RUSSIA-CRASH/SCENE-UGC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트베리 지역으로 추정되는 위치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로 인해 불타고 있는 비행기 잔해의 모습이 보인다./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격추로 보이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23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친바그너그룹의 한 소셜미디어 채널 그레이존은 러시아 방공부대가 프리고진과 그의 '오른팔'로 불리는 드미트리 우트킨 등 7명과 승무원 3명이 탑승한 엠브라에르 레가시 600 제트기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비행기 추락사...푸틴, 격추 명령 가능성
바그너 대원, 반기·각자도생 갈림길...'수장' 잃은 바그너, 푸틴의 대리전쟁 수행 역사 속 무장단체로

목격자가 올린 동영상에는 미사일 흔적처럼 보이는 장면과 한쪽 날개가 없는 상태에서 하늘에서 추락하는 비행기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실제로 프리고진의 비행기가 고의로 격추된 것이라면 이는 1999년 집권 이후 23년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장 심각한 위협을 가한 인물을 공개적으로 '처형'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WSJ은 해석했다.

바그너그룹 일부가 프리고진 사망에 책임을 물어 푸틴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러한 가시적인 움직임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장을 잃은 바그너그룹 대원들은 러시아 국방부에 직접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각자도생을 도모하면서 바그너그룹은 푸틴의 대리전쟁을 수행한 악명높은 역사 속 무장단체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고진의 운명은 그가 지난 6월 23~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군사 반란을 일으켰을 때 예고됐다.

당시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푸틴과의 '복잡한 무도극(dance)'이 전개됐다며 푸틴이 반란으로 수십년 만에 푸틴의 권위에 대한 가장 중대한 도전을 한 프리고진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휴가를 보내고 있는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한 말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시도한 직후부터 그의 신변이 우려스럽다는 관측은 끊이지 않았다. 그가 반란을 접고 러시아에서 나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한 호텔에 묵었는데, 창문이 전혀 없는 방이었다는 소문이 돈 적이 있다.

푸리고진 푸틴
러시아 용병 공급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11년 11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에게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AP·연합뉴스
◇ 푸틴 비판 인사들 독살·저격 당해...독극물 중독 생존 나발니, 총 30년 6개월 징역형

푸틴은 반란이 아니라 자신에 비판적인 인사들도 독살·저격하거나 감옥에 보냈다.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2006년 6월 한 호텔에서 전 동료가 전해준 홍차를 마시고 숨졌다.

같은 해 10월 7일엔 러시아군의 체첸 주민 학살을 고발한 언론인 출신 야권 지도자 안나 폴릿콥스카야가 자택으로 가는 아파트 계단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영국으로 망명했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는 여러 차례 암살 위기를 넘겼지만 2013년 런던 자택 욕실에서 의문사했다.

보리스 넴초프 전 총리는 2015년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고,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인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이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추락사했다. 마가노프 회장은 지난해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었다.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2020년 8월 러시아 국내선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다가 지난해 1월 귀국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지금까지 총 30년 6개월의 징역형에 선고받았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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