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강간·근친상간 임신도 낙태 금지 애리조나주법, 미 대선 영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411010006099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4. 11. 07:50

미 애리조나주 대법원 "강간·근친상간 임신 포함 모든 시기 낙태 금지법 시행 가능"
산모 생명 위험만 예외 인정 1864년 법
애리조나주 민주당, 법안 폐기 추진에 다수당 공화당 지도부 표결 지연
USA-ABORTION/ARIZONA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주대법원의 입구로 9일(현지시간) 찍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미국 애리조나주 대법원의 판결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애리조나주(州) 민주당은 이 법안을 폐기하려고 하지만, 주 공화당 지도부는 사실상 이를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 속하는 애리조나주 대법원 판결에 반대한다고 밝힌 상태다.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9일(현지시간)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에도 모든 시기에 낙태를 전면 금지한 1864년의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찬성 4명·반대 2명으로 판결했다.

이에 민주당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의회에서 낙태 금지법을 폐지하는 법안을 가결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공화당 애리조나주 상·하원 지도부는 이 법안을 표결에 부치는 것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전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이날 의제에서 이 법안을 뺐고, 하원 지도부는 표결이 진행되기 전에 하원을 휴회시켰다는 것이다.

Abortion Arizona
미국 애리조나주 하원의원들이 10일(현지시간) 피닉스의 의사당 하원 회의장에 모여 있다./AP·연합뉴스
NYT는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원들이 이 낙태 금지법을 취소하라고 압력을 가했지만,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지도부가 금지법 폐지 제안에 대한 즉각적인 행동을 허용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인 워렌 피터슨 주 상원의장과 벤 토마 하원의장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대법원의 판결이 아직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고, 1864년 법에 대한 법적 다툼이 하급법원에 환송돼 합헌성에 관한 추가 논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수주 동안 발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토마 의장은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자신은 폐지안을 지지하지 않고, 표결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리조나주의 극우단체인 '프리덤 코커스'도 무고한 생명을 보호했다며 대법원의 판결에 찬사를 보내면서 이를 되돌리려는 시도에 반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 신문은 160년 된 낙태 금지법이 언제 다시 시행될지는 거의 확실하지 않다며 이 결정에 대한 분노가 커지면서 애리조나주 공화당원들도 분열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애리조나주 낙태 금지법에 반대하는 공화당원 중 한명이다.

그는 이날 선거운동 행사를 위해 애틀랜타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애리조나 판결이 너무 멀리 갔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모두 주의 권리이고, 바로 잡힐 필요가 있다"며 "나는 그 주지사와 다른 모든 사람이 그것을 합리적으로 돌려놓고, 제대로 처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2022년 6월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인정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폐기한 것을 두고 "52년 동안 사람들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끝내고 그것(낙태 허용 여부)을 주로 되돌리기를 원했다"며 "우리는 그것을 해냈다. 그것은 놀라운 성과였다"고 옹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판결이 나오자마자 즉각 비판 성명을 내고 "이 잔인한 금지법은 여성이 투표권을 갖기 훨씬 전인 1864년에 처음 제정됐다"며 "이번 판결은 여성의 자유를 빼앗으려는 공화당 선출직 공직자들의 극단적인 의제가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지안컴퍼니 뷰티풀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