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문화人] 클라라 주미 강 “항상 한국이 그립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10010006416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7. 10. 13:40

한국계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주미 강, 3년 만에 전국 리사이틀
클라라 주미 강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빈체로
"외국에서 연주 생활하는 것이 힘들고 외롭다 보니 한국이 더 그리워요."

세계무대를 수놓고 있는 한국계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7)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이가 들면서 한국을 그리워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옛날에는 3개월에 한 번씩 들어와서 공연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한 달 반만 지나도 한국에 가고 싶다. 유럽에 가면 비빔밥 같은 것들이 더 먹고 싶다"고 털어놨다.

독일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성악가 가정에서 태어나 세 살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주미 강은 독일 뤼베크 음대와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수학했다. 2010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와 일본 센다이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2022년에는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인 영국 BBC 프롬스 무대에 데뷔했다. 다음 달 20일 BBC 프롬스에 두번 째로 출연할 예정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주미 강은 오는 9월 3년 만에 한국에서 전국 순회공연을 갖는다. 9월 1일 부천을 시작으로 대구, 함안, 성남, 통영, 서울 등지를 돌며 관객을 만난다. 한국에서 독무대를 선보이는 건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그는 "한국에서 하는 공연은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면서 "좀 더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얘기했다.
주미 강은 2021년 리사이틀 당시 코로나19가 한창인 상황에도 공연을 보러 와준 관객들에게 깊이 감동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그때 관객에게 들려줬던 곡인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마지막 곡으로 선사한다. 또한 주세페 타르티니의 바이올린 소나타 '악마의 트릴',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에르네스트 쇼송의 '시' 등도 연주할 계획이다.

주미 강은 "이번 공연에서는 어릴 적 나의 스토리가 얽혀 있고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내가 좋아하는 곡을 골랐다"며 "'악마의 트릴'은 내가 4∼5살 무렵 처음 연주했던, 내 음악 인생에서 가장 첫 번째 곡"이라고 밝혔다. 또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에 관해서는 "8살 쯤 처음 이곡을 접했을 때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때는 나이가 어려 프로코피예프가 왜 전쟁 속에서 이걸 작곡했는지 몰랐지만 이 음악이 주는 충격이 어마어마했다"고 했다. 이어 "프로코피예프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곡가"라며 "이 곡은 2차 세계대전 때 만들어졌는데 요즘 현실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 주미 강은 지난해 기아로부터 후원받은 바이올린 1702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튜니스'로 아름다운 음색을 들려준다. 이 악기를 후원받기 전에는 8년 간 삼성문화재단이 후원한 170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사용했다. 그는 "예전 악기가 정말 다이아, 진주처럼 반짝였다면 이번 악기는 좀 남성적"이라며 "내 손에 너무 잘 맞고 남다른 기운을 느꼈다"고 말했다.

주미 강은 음악인으로서 어떻게 하면 사회에 기여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한다고 했다. 그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게 음악의 힘"이라며 "음악이 쉽게 닿지 않는 곳에 가서 연주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