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140만리터 싣고 침몰한 필리핀 유조선…“회수 작업 연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29010017981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7. 29. 12:57

PHILIPPINES ENVIRONMENT <YONHAP NO-4695> (EPA)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촬영한 항공 사진. 지난 25일 140만리터의 산업유를 적재한 필리핀 유조선이 침몰한 이후, 불라칸주 하고노이 해안선에서 약 4km 떨어진 해역에 두꺼운 기름층이 형성됐다/EPA 연합뉴스
140만리터의 산업유를 적재한 채 필리핀 마닐라만에 침몰한 필리핀 유조선의 산업유 회수 작업이 더뎌지고 있다. 자칫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가 될 것이란 우려 가운데 당국은 마닐라 만에서 어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29일 AFP에 따르면 필리핀 당국은 마닐라만에 침몰한 자국 유조선 'MT 테라 노바'의 산업유 회수 작업을 연기한다고 전날 밝혔다. 아르만도 발릴로 필리핀 해경 대변인은 "선박의 화물칸에서 140리터의 산업유를 빼내는 작업이 연기됐다. 이르면 화요일께 진행될 것"이라며 "먼저 잠수부들이 누출된 밸브 9개를 막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MT 테라 노바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필리핀 북부 루손섬 마닐라 인근 해역에서 침몰했다. 당시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개미의 영향으로 강풍과 폭우가 몰아치며 침몰했고 선원 17명 가운데 16명이 구조되고 1명이 사망했다.

해당 유조선은 140만리터 상당의 산업유를 싣고 있던 탓에 필리핀은 현재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사고 초기 인근 해역엔 약 3.7㎞ 길이의 기름띠가 형성됐으나 이후 북부 불라칸주(州) 지역 해안에서 작은 기름 덩어리가 발견됐다. 당국은 불라칸 근처의 해안선에서 약 4㎞ 떨어진 바다에서도 두꺼운 기름층이 뒤덮였다고 보고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보고서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릴로 대변인은 "추가 누출을 방지하기 위해 (물과 기름을 분리해 기름을 수거하는) 사이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밸브를 봉쇄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며 "기상상황이 여전히 나쁘긴 하지만 월요일까지 밸브 밀봉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140만리터의 산업유가 유출될 경우 "환경적 재앙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또 사람들이 원유 유출로 인해 오염된 해산물을 섭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닐라 만에서 어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필리핀에선 지난해에 역대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2월 민도로섬 앞바다에서 유조선이 침몰하며 80만 리터의 산업용 유류가 유출됐는데 인근 해역으로 확대돼 민도로섬의 어업과 관광산업이 황폐화됐다. 방제 작업과 청소 등에는 수 개월이 소요됐다.

필리핀에선 2006년에도 중부 기마라스 인근에서 기상 악화로 유조선이 침몰해 기름 2000t이 바다로 쏟아졌다. 이 사고로 해양 보호구역과 지역 어장이 파괴됐고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듀공도 해당 사고 이후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