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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단체 다 없애”…니카라과, NGO 1500곳 한꺼번에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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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8. 20. 11:00

BRAZIL-NICARAGUA/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로이터, 연합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20년 넘게 장기집권하고 있는 니카라과에서 1500곳에 달하는 시민사회 비정부기구(NGO)가 한꺼번에 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20일 니카라과 내무부가 전날 온라인 관보를 통해 해산조치 명령을 내린 NGO 1500곳의 명단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니카라과 내무부가 이날 "규정에 어긋나 운영 허가를 취소한 단체들"이라며 해산시킨 NGO는 대부분 종교와 관련된 목적으로 설립됐던 곳이다. 현지 일간 라프렌사도 "이번에 폐쇄된 NGO는 가톨릭을 비롯한 교계에서 사회사업을 위해 주도적으로 운영했던 곳이 많다"며 하루 동안 1500곳의 단체가 폐쇄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오르테가 대통령이 정부에 적대적이라고 생각하는 NGO를 상대로 오랫 동안 벌여온 단속의 일환이다. 1985~1990년 한 차례 집권한 뒤 2007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한 오르테가 대통령은 2018년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후 NGO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자들의 치료와 은신 등을 도운 종교계는 당국에 '미운털'이 박혔다. 가톨릭 주교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은 대거 구금하거나 외국으로 추방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6년간 해산된 단체는 사립대학, 언론매체를 포함해 5100여곳에 달한다.

또한 로이터는 이번 조치에는 해산 명령을 받은 NGO들의 자산을 국가에 몰수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관보에 따르면 니카라과 내무부는 1500곳의 NGO가 "회계연도 기준 1∼35년 동안 기부금을 포함한 상세한 재정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프렌사에 따르면 관련 정보 공개 의무를 포함한 새 규정은 해산 명령을 받은 1500곳의 NGO 명단을 관보를 통해 공개하기 불과 나흘 전에 나온 것이라 니카라과 정부의 조치에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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