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자국 작가 찬쉐 탈락하고 한강 수상에 中 부글부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11010006067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10. 11. 17:33

中 찬쉐 수상 유력하다고 자신
당연히 충격받을 수밖에 없다고 봐야
실제로도 사이버 공간 부글부글
진심으로 축하하는 이들도 존재
자국의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였던 찬쉐(殘雪·73) 작가를 제치고 한국의 한강 작자가 10일 극적인 뒤집기를 통해 기적적인 수상을 하자 중국의 누리꾼들이 부글거리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글들을 통해 분노까지 표출하고 있다. 충분히 이해는 된다고 할 수 있다.

clip20241011172502
한강 작가를 소개한 중국의 인터넷 매체인 펑파이신원(澎湃新聞)에 올라온 글과 사진. 한 작가에 대한 중국의 관심도 대단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펑파이신원.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의 11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인들은 한 작가가 수상자로 결정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찬 작가의 수상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기야 무엇보다 올해는 여성이 수상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외신들이나 도박 사이트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찬의 수상 가능성은 두번째로 높았다. 수상하지 못하면 정말 이상하다고 해야 했다. 베이징을 비롯한 일부 대도시의 문학 애호가들이 성대한 축하 모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대부분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곧 이어 "노벨상이 가치를 잃었다", "납득할 수 없다"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일부는 "노벨 문학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상품화됐다. 진작에 그 가치를 잃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는 이제 비판과 비난을 받을 일만 남았다. 찬 작가가 받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글 등을 SNS에 올리면서 자위하기까지 했다.
상당수 중국인들이 이처럼 반감을 드러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찬 작가의 탈락이 불러온 허탈함과 그로 인한 분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더불어 지난 2010년 스웨덴 한림원이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중국과 스웨덴 한림원의 관계가 불편해졌을 뿐 아니라 각종 노벨상에 대한 중국인들의 비호감도도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외에 K-컬처에 대한 중국인들의 맹목적인 적대적 시각 역시 거론해야 한다. "한국어로도 문학 작품을 쓸 수 있나?"는 등의 글이 SNS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작가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중국인들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또 대부분의 중국 매체들은 사실을 특별한 선입견 없이 전하고 있다. 또 일부 신문은 한 작가의 중국과의 인연, 중국어로 출판된 다수의 작품들을 소개하기까지 했다. 중국에 완전히 질투의 화신들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