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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걷는 것 좋아해…60세까지 책 3권 쓰는데 몰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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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10. 17. 19:10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 참석해 소감 밝혀…노벨상 발표 후 첫 행보
"일상의 삶 보살피는 균형 잡고 싶어"
한강,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
2024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포니정홀에서 열린 '2024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강 작가는 17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해 "지난 일주일이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거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벨 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에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며 "그날 밤 조용히 자축을 했다"고 전했다.

한 작가는 "한편으로 이후 제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신 분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세심히 살펴주신 마음들에도 감사드린다"며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지금은 올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보고 있다"며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을 스스로 예측하면 늘 틀리곤 했기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 참석한 한강<YONHAP NO-4551>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왼쪽)가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 작가를 선정했다. 오른쪽부터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부인 박영자 씨, 정몽규 포니정 재단 이사장(HDC 회장), 한 작가./사진공동취재단
한 작가가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국내 외부 행사에 참석해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수한 검은색 상·하의 정장 차림을 한 그는 1층 포니정홀 앞에 모여있던 취재진을 피해 다른 문으로 시상식장에 들어갔다. 그는 시상식이 시작되자 밖에 모여있는 취재진을 위해 먼저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따로 준비한 포니정 혁신상 관련 소감을 읽어나갔다.

한 작가는 포니정 혁신상 수상소감에서 자신이 술도 못 마시고, 커피를 비롯한 모든 카페인을 끊은 데다 좋아하던 여행도 이제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자신을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대신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쏟아져 나오는 좋은 책들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 시도하지만 읽은 책들만큼이나 아직 못 읽은 책들이 함께 꽂혀 있는 저의 책장을 좋아한다. 사랑하는 가족, 다정한 친구들과 웃음과 농담을 나누는 하루하루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라고 했다.

한 작가는 "약 한 달 뒤 저는 만 54세가 된다.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며 "일단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끝맺었다. "지난 삼십년의 시간 동안 저의 책들과 연결되어주신 소중한 문학 독자들께, 어려움 속에서 문학 출판을 이어가고 계시는 모든 출판계 종사자 여러분과 서점인들께, 그리고 동료, 선후배 작가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다정한 인사를 건넵니다."

한 작가는 약 40여분 동안 진행된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취재진을 피해 또다른 다른 문을 통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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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 작가를 선정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후 스웨덴 공영방송과 자택에서 잠시 인터뷰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국내 기자회견이나 언론 인터뷰를 모두 고사해왔다. 이날 시상식은 노벨상 발표 전에 이미 결정된 행사다. 포니정 재단은 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 작가를 선정한 바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한 작가를 비롯해 재단 이사장인 정몽규 HDC 회장,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부인 박영자 씨 등이 참석했다.

포니정재단은 고 정세영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2005년 그의 애칭 '포니 정'을 따 설립됐다.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인문학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포니정 혁신상의 역대 수상자로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조성진,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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