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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특성상 유혹 빠지기 쉬워… 올 ‘마약 의사’ 역대 최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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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4. 11. 24. 17:46

10월까지 검거인원 300명 육박
유흥가 마약류 압수량도 급증
경찰, 연말까지 특별단속 지속

마약류 의약품 유통을 철저히 관리해야 할 의사들이 오히려 '마약사범'으로 검거되는 일이 늘고 있다. 올해 마약류 사범으로 경찰에 검거된 의사 수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흥가에서 유통되는 마약량도 전년 대비 크게 늘어 마약이 독버섯처럼 일상으로 퍼지고 있다.

24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마약류 사범으로 붙잡힌 의사는 총 294명으로, 연말이면 지난해 검거 인원인 323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마약류 사범으로 검거된 의료인은 2020년 186명, 2021년 212명, 2022년 186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의사 직군 단독으로 통계를 냈음에도 검거 숫자는 오히려 늘었다.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의학적 목적으로 직접 다루는 의사들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마약류에 쉽게 빠질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국내에서 법적으로 마약류를 취급할 수 있는 직업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수의사 등 소수에 한정돼, 마약류를 불법적으로 쓰기에 아주 용이한 환경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최근 마약 관련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같은 세대인 의사들이 쉽게 유혹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30대 의사 A씨는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여성 지인과 프로포폴을 함께 투약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의 유명 병원장 B씨도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환자 30여 명에게 진료기록 없이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등을 마약류를 수백 차례 투여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마약류를 관리해야 하는 의사들의 마약 범죄가 늘면서 유흥가를 중심으로 마약 유입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한 유흥가 일대 마약류 특별단속에서 합성마약 케타민의 압수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6배 증가(1686.6g→9592.8g)했고, 엑스터시(MDMA)의 경우 같은 기간 약 2배 증가(437.9→944.2g) 늘었다.

지난달엔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서울·대구·부산 등 시도경찰청에서 대대적인 불시 현장단속을 벌였다. 경찰은 영업 중인 유흥주점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소파 뒤에 은닉된 마약류를 찾아내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클럽이나 유흥주점을 마약 투약 장소로 제공하면서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등을 판매한 일당 91명을 검거하고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

경찰청은 가용경력을 최대로 투입해 현장 총력대응 기조를 유지한다. 경찰은 연말까지 유흥가 일대에 고강도 마약류 특별단속을 지속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유흥가 일대 마약류 유통망이 완전히 와해될 때까지 지금과 같은 고강도 단속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클럽 등 업소 내 마약류 범죄는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만큼 신고와 제보가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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