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부터 기대치 높아져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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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대변인 겸 기획실장인 묘장스님은 1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가정과 부부 인연의 소중함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스님은 만남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수필집 '인연 아닌 사람은 있어도 인연 없는 사람은 없다'(불광출판사)를 출간했다.
묘장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로 2년가량 재직하며 소개팅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나는 절로'를 총괄했다. 그는 반려자를 만나지 못한 이들을 향해 "세상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조언했다.
묘장스님은 20대와 40대는 만남에 임하는 태도부터 다르다고 밝혔다. 20대의 경우 만남의 자리를 만들면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며 새벽 2∼3시까지 열정적으로 임했지만, 40대의 경우 저녁 파티를 주선하면 직장 회식에 참석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밤 10시만 되면 취침하려고 하는 등 만남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남녀가 잘 맺어지는 것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데, 이는 눈높이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 잘 되는 케이스는 20대 후반∼30대 초반입니다. 이들은 커리어가 조금 부족해요. 상대방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죠. 그러니까 '아, 우리 나머지 빈 곳은 함께 살아가면서 채우자'라는 마음이 자리를 잡는 것 같아요. 그 덕분인지 상대의 부족한 점도 수용하고 함께 미래를 계획하는 일이 많지요."
30대 후반을 넘어가면 자신도 성장한 만큼 상대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진다고 스님은 짚었다. 그는 "급하니까 눈을 낮추고 자기 객관화도 잘 되어서 좋은 인연이 많이 만들어질 줄 알았더니 오히려 잘 안되더라"고 그간 지켜본 바를 들려줬다.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한 묘장스님은 "전생의 친구가 금생의 부부가 되기도 하고 전생의 선생님과 제자가 부부가 되기도 하죠. 또 전생의 원수가 지금 부부가 되기도 하고 여려 인연이 얽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는 절로'는 비록 묘장스님이 떠났지만 흥행의 열기는 더해가고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13∼14일 강원 속초시 신흥사에서 예정된 미혼 남녀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 신흥사'에 2620명이 참가 신청서를 제출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 가운데 남녀 각각 12명을 선발해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청자를 성별로 구분하면 남성 1084명, 여성 1536명으로 경쟁률은 각각 90.3대 1, 128대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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