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HD현대필리핀서 첫 선박 강재절단식 벌크선·탱커 등 일반상선 경쟁력 강화 마스가 프로젝트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
사진2. HD한국조선해양은 2일(화)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 5천 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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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광 HD현대필리핀조선소 대표(왼쪽부터),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2일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5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을 개최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실
베트남에 동남아 최대 조선소를 키워낸 HD현대가 필리핀에서 첫 선박 건조에 나서면서 동남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HD현대는 최근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구축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 특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필리핀은 한미 조선업 협력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될 예정인데다가, 이를 토대로 상선 분야에서도 중국을 넘어 다시 국내 조선업계의 위상을 높일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2일 HD한국조선해양은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5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을 진행했다.
강재절단식은 선박 건조를 위한 첫 강재를 잘라내는 행사로, 선박 건조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다.
해당 선박은 HD현대필리핀이 짓는 첫 선박이다. HD현대필리핀은 지난해 12월 아시아 소재 선사로부터 총 4척의 시리즈선을 수주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HD현대가 필리핀과의 협력을 넘어,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선박 건조 사업을 안착시켰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HD현대는 해군 함정 공급을 통해 필리핀 정부와 굳건한 파트너십을 맺어 왔다. 이에 더해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 현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해 함정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펼쳐 왔다. HD현대필리핀은 지난해 5월 HD한국조선해양이 서버러스 캐피탈과 필리핀 조선소 일부 부지에 대한 임차 계약을 체결해 마련한 현지 조선소다.
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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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왼쪽 두번째부터)과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가 2일 HD현대필리핀조선소를 둘러보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실
HD현대필리핀은 크게 두가지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조선 협력 기여와 국내 조선업계의 상선 경쟁력 강화다. HD현대는 HD현대필리핀을 마스가 프로젝트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국내 조선소의 경우, 이미 3~4년치 일감이 차 있어 향후 미국발 선박 건조 요청이 들어와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HD현대필리핀은 이러한 도크(선박 건조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주요 해외거점과 협업을 통한 효율 극대화도 기대된다. HD현대필리핀은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비나, 싱가포르 투자법인 등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상호 기자재 공급망 활용 및 유기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한 셈이다.
또 HD현대필리핀은 벌크선, 탱커 등 일반 상선 분야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다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일반 상선의 경우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수주공세로 국내 조선업계가 위축된 상태다. 국내에서도 중국산 선박이 많은 까닭에 국산 선박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필리핀은 정부의 지원 속에 천혜의 자연환경과 우수한 인적자원을 갖추고 있어 신흥 조선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라며 "HD현대필리핀을 활용해 글로벌 수주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