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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고도화에 혁신 컨설팅…퇴직연금 의무화 추진에 은행권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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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9. 03. 18:00

하나銀, 상품 고도화·증권사 선정 추진…국민銀, 혁신 컨설팅 준비
2030년 '퇴직연금 의무화'에 적립금 1000조 달성 시기 빨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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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퇴직연금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자, 은행권은 상품·서비스와 인프라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상품 고도화와 함께 증권사와 손잡고 ETF(상장지수펀드) 라인업 확대에 나섰고, KB국민은행은 외부 컨설팅을 통해 퇴직연금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한다. 우리은행은 시스템 재구축을 본격화하며 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효율화한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34년에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전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기존 전망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이자이익 개선이 중요해진 은행들이 발 빠르게 사업역량을 강화, 고객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퇴직연금 상품 고도화 프로젝트'와 '퇴직연금 ETF 상품 거래 증권사 선정' 사업 공고를 게시했다. 퇴직연금 고객이 늘어나면서 투자 성향과 목적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고객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 ETF 상품을 거래할 우량 증권사 2곳도 선정한다. 실시간 ETF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와 계약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도 퇴직연금부문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연금비서, 퇴직연금 담보대출 등 타사와 차별화된 핵심 서비스를 기획하고, 이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달에는 마이데이터 기반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자산관리 서비스도 선보인다.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1위인 신한은행은 지난 7월부터 퇴직연금 상담 예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RA(로보어드바이저) 출시와 함께, 투자메이트 2.0 등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로 고객 경험 개선에 주력한다. 우리은행은 약 130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기존 퇴직연금 업무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손질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내부 IT 시스템은 물론 대면·비대면 고객 채널까지 고도화해 퇴직연금 관리 체계의 효율성을 높인다.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은행권의 자금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45조6284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약 14조원 증가했다.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로 퇴직연금 적립금은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확정하면서,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퇴직연금 가입 사업장은 전체의 53% 수준이다. 일부 미가입을 전제로 했던 기존 전망보다도 더 많은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령 고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퇴직연금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은 곧 은행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며 "특히 퇴직연금 시장은 타 업권 금융사와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은행들의 행보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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