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보안 구멍 뚫린 KT… ‘번호이동 엑소더스’까지 번질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15010007610

글자크기

닫기

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9. 14. 18:07

피해 규모 국지적… 당장 큰영향 없어
단통법 폐지후 첫 아이폰 출시 등 변수
'그림자 피해' 증가 땐 사태심화 가능성
KT 사이버 침해 사고를 둘러싸고 업계 전반에선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가 초래했던 대규모 번호이동이 재연될 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당장 피해 규모가 국지적이라 통신사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과,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사태가 심화할 거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14일 통신업계에선 이번 KT 사이버 침해 사고가 당장 번호이동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더 실린다. SK텔레콤과 달리, 피해 규모가 국지적인데다 최근 KT로 넘어온 고객들의 경우 계약 기간이 한참 남아있다는 점에서 당장 번호이동을 결정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계약 기간 다른 통신사로 이동할 경우 위약금이 발생하는데, KT는 아직까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상반기 통신3사 모두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점에서 출혈하며 고객을 뺏어가긴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통신3사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합산 마케팅 비용은 3조7942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3조7426억원)와 비교해 500억원 이상 늘었다.

실제로 KTOA 조사 결과,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KT에서 이탈한 고객은 1만8387명, KT로 넘어온 고객은 1만8167명으로 순감 규모는 220명에 불과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번호이동 추이를 볼 때 올해 상반기 수준의 변화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크거나, 위약금 면제 조치가 확정될 경우 이탈률이 보다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4월 SKT 사태 이후 KT는 이탈한 고객들을 가장 많이 흡수했다. 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고를 신고한 4월 22일부터 7월 12일까지 SK텔레콤에서 KT로 번호이동한 고객은 41만8817명이다. 충성 고객이라기엔 각종 정책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이동하기 쉬운 상태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폐지된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과 최근 사전예약 판매에 돌입한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7' 시리즈도 통신3사 간 번호이동을 부추길 요인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 후 첫 아이폰 출시라는 점에서 통신사들이 대규모 지원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올해 수십만명의 가입자를 잃은 SK텔레콤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번호이동 수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 기준, KT 전담고객센터에 접수된 무단 소액결제 관련 문의는 9만2000건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휴대전화 소액결제 시장 전체 민원 접수(1만5044건)보다 약 6배 많은 수치다.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그림자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KT는 같은 날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무단 소액결제 피해 278건, 1억7000여만원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일부 KT 고객들의 개인정보 유출 정황까지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진 상태다. KT가 자체 조사를 통해 확인한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2곳에서 신호를 수신한 고객은 1만9000여명이다. 이 중 개인정보로 분류되는 IMSI(국제이동가입자식별번호) 유출 가능성이 있는 고객은 5561명으로 파악된다.
연찬모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