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극재 생산 공장 차질없이 준공
석화 NCC는 통폐합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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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이 올해 상반기까지 첨단소재 부문에 쏟은 설비투자금은 67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2% 증가했다. 전체 설비투자(1조644억원) 중 절반 이상이 첨단소재에 쓰인 셈이다. 지난 2019년 첨단소재 부문이 신설된 후에도 설비 투자 1위는 줄곧 석유화학 부문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LG화학은 미래먹거리는 키우고 비주류 사업은 줄이는 체질개선에 한창이다. 힘을 주는 사업은 단연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첨단소재다. 대표적으로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이 건설중이며 다음해 하반기부터 가동 예정이다.
LG화학의 사업 변화의 중심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이 있다. IRA는 배터리 공급망과 관련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현지 생산을 권장한다. 미국 내 생산기지를 보유하면 AMPC(첨단제조세액공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중국 기업이 지분 25% 이상을 보유하면 '제한 대상 외국 기업(PFE)'으로 지정해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올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집권한 후 공급망 탈중국 압박이 더욱 강해지는 상황이다. 이에 LG화학은 토요타 통상이 구미 양극재 공장 지분을 25% 확보해 2대주주로 올라서도록 하는 등, 타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중국 화유코발트가 지분 49%를 보유했으나 현재 24%로 내려갔다. 최대 시장인 미국을 잡기 위해 지배구조까지 개선하는 것이다.
첨단소재에 역량을 집중하는 만큼 다른 사업부문에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지속된 투자와 이차전지 소재·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LG화학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약 97%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11%로 약 14% 포인트 상승했다. 순차입금 비율도 지난해 말 40%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53%로 올랐다.
이에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GS칼텍스와 여수 NCC 통폐합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 대상에 LG화학을 비롯한 10개 기업을 선정하고, 올해 안에 쇄신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NCC 설비 감축이 주요 목표다. 바이오 사업도 최근 에스테틱 사업부 매각하는 등 슬림화했다. K-뷰티 인기로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이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리한 것이다.
LG화학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영업이익이 반등할 지 주목된다. 이날 증권가 전망을 종합한 올해 LG화학 영업이익 예측치는 1조7930억원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양극재 사업은 미국향 대응 능력 높아지고 있어 다음해 반등할 전망이며 향후 NCC 지분 매각 등을 통해 기초소재 비중 축소 및 현금 유입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