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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플포] “24방에 서비스 2방” 리니지 헤이샵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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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6. 01. 23. 10:53

리니지 유저들의 필수 버프 헤이스트
그 시절 헤이샵 때문에 마을은 언제나 북적북적했다. /커뮤니티 캡처
'빨리빨리'의 민족 한국인들은 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에서도 항상 바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PvP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빠른 움직임이 필수였다. 이러한 빠른 움직임을 도와주는 스킬 '헤이스트'는 리니지 역사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스킬 중 하나다.  

헤이스트는 공격과 이동, 마법 시전 속도를 1.5배 빠르게 만들어주는 마법사의 스킬이다. 겉으로 보면 속도를 올려주는 평범한 보조 마법이지만 헤이스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유저들이 느끼는 쾌적함은 차이가 컸다.

헤이스트 효과를 한 번이라도 느낀 유저는 맨몸이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헤이스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는 초록물약과 광전사의 도끼를 비롯한 일부 아이템이 있다. 이 헤이스트 효과는 리니지 문화와 경제, 업데이트 등 다양한 분야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 

◆ 비싸고 무거운 촐기보다 헤이스트가 낫더라
촐기는 상당히 부담되는 가격이었다. /커뮤니티 캡처
리니지 출시 이후 얼마 안 돼 초록물약(촐기)이 등장했다.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초록물약은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하지만 1999년 4월 NPC 오림에게서 1000아데나에 구매할 수 있게 된 이후에도 무게가 꽤 나가는데다 가격이 비싸 일반 유저들이 자주 사용하기는 어려웠다.

1999년 9월 에피소드4 업데이트로 마법사 클래스가 등장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마나만 있으면 초록물약과 동일한 효과의 헤이스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무겁고 비싼 초록물약을 굳이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문제는 기본 지속 시간 5분이라는 점이었다. 헤이스트를 여러 번 받으면 누적 상한선 없이 시간이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법사에게 매번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끊김 없는 헤이스트를 원하는 유저들을 만족시킬 사업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 마을에 줄 선 법사들 "24방 받으면 2방 서비스 드려요"
마을마다 법사들이 헤이샵을 운영했다. /커뮤니티 캡처
바로 헤이스트만 전문적으로 걸어주는 작업장 '헤이샵'이었다. 헤이샵은 아데나를 받고 유저에게 긴 시간 단위의 헤이스트를 걸어줬다. 

이 시기에 마을을 비롯한 주요 장소에는 여러 명의 마법사 캐릭터가 일렬로 빽빽하게 늘어서 단체로 헤이스트를 거는 것이 일상이었다.

헤이스트의 필요성이 워낙 컸고 헤이샵을 한 번 이용하면 몇 시간은 버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서 편리했다. 유저들은 사냥에 나서기 전 창고와 물약 상점 다음으로 헤이샵을 필수적으로 들를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헤이샵 사업은 대성황을 이뤘다. 헤이샵을 운영하는 유저들은 필드에서 사냥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아데나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십여 대 이상의 컴퓨터를 동원해 기업 형태로 장사를 하는 단체들까지 생길 정도였고 헤이스트 마법서도 10배 정도 시세가 뛰었다.

헤이샵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며 원래 1방당 초록물약값의 절반인 500아데나였던 시세가 100아데나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각 헤이샵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생존 전략을 펼쳤다. 손님을 모집하려고 서비스 헤이 1방을 제공하거나 편지지를 활용해 이용 횟수가 누적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쿠폰도 제공했다. 

마을 이외에 유저들이 자주 드나드는 사냥터나 던전 입구에도 헤이샵 장사는 이뤄졌다. 마을에서는 1방 비용이 100아데나였다면 던전에서는 이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인 120~150아데나를 받을 수 있었다. 

기사는 헤이샵이 유행하던 시기에 가장 특혜를 본 클래스다. 특히 광전사의 도끼를 가지고 있는 기사들은 헤이샵을 극한까지 활용했다. 광도를 착용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헤이스트의 시간이 감소되지 않았다.

기사들은 평소에 광전사의 도끼를 들고 빠르게 움직이다가 사냥할 때 주무기로 변경하는 식으로 극한의 효율을 뽑아내기도 했다. 

◆ 2시간짜리 헤이스트 한 번에 캔슬된 추억
캔슬 한 방에 헤이스트가 사라지는 마법.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
헤이샵은 다른 유저와 비교해 쉽게 아데나를 벌 수 있어 일부 유저들에게 시기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헤이샵 운영을 방해하기도 했다. 

헤이샵을 이용한 유저들에게 '캔슬레이션(일정 확률로 대상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든 마법 효과를 제거하는 스킬)'을 걸어 버프를 날려버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헤이샵이 한창 유행할 당시에는 캔슬레이션 테러에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유저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그래서 엔씨소프트는 캔슬레이션 사용 시 마력의 돌 2개가 필요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또한 몬스터를 소환하는 '소나무 막대'를 활용한 PK로 유저들을 죽이며 장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헤이샵도 이용하고 변신까지 하며 완벽한 사냥 준비를 마친 유저들이 어이없이 버프가 풀리고 사망했을 때의 그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다. 

◆ "헤이샵은 서비스 종료다..."
바람 같이 사라진 헤이샵. /커뮤니티 캡처
이렇게 호황을 누리던 헤이샵은 2002년 3월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엔씨소프트가 헤이스트와 초록물약의 효과가 축적되지 않고 마지막으로 먹은 물약이나 마법을 기준으로 이후 5분간만 효과가 지속되도록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 패치 한 번으로 헤이샵은 그대로 막을 내렸다. 엔씨소프트는 헤이샵을 대체하기 위해 초록물약의 획득처를 늘리고 무게를 줄였지만 불편함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축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 번 먹으면 30분 동안 지속되는 '강화 초록물약'도 출시됐다.

출시 당시에는 가격이 1500아데나로 비싼편이었지만 지속적으로 아데나의 가치가 하락하고 강화 초록물약을 누구나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헤이샵의 추억은 역사 속으로 묻히게 됐다. 
이윤파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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