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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배터리 손실 털고… SK이노 ‘재무개선·사업재편’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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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1. 28. 17:40

배터리 부진속 4분기 영업익 2947억
부실자산 일괄정리, 순손실 5조에도
"현금흐름에 영향 없는 일회성 비용"
배터리 자산 재편… 재무투명성 확보
미래성장동력 '전력화' 전환 드라이브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미국 포드와의 배터리 합작 공장 일부를 정리하면서 4조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반영, 사실상 '빅 배스(Big Bath·부실자산 일괄 정리)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재고 손실 등으로 인해 장부상 당기순손실이 5조원을 넘겼지만, 자산 가치를 현실화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사업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향후 포드와 자산 정리가 마무리되면 차입금 축소 등으로 재무 개선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지난 2024년부터 SK E&S와의 합병, SK온·SK엔무브 합병 등 리밸런싱을 추진한 SK이노베이션은 새 방향성을 '전기화(Electrification)'로 정했다. 석유 부문은 최근 정제마진 개선으로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지만 화학 부문이 공급 과잉 등으로 부진하고, 배터리 부문도 전기차보다는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으로 회복을 꾀하는 만큼 전력 솔루션을 기반으로 사업 방향성을 아예 전환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격적으로 올해는 배당도 실시하지 않으면서 재무개선에 집중한다.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 기반 발전 자산 확보와 전력 솔루션 제공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면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8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19조6713억원, 영업이익 29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며 석유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전환했고, 윤활유 사업도 유가하락에 따른 마진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다만 화학 부문에서 시황 개선으로 손실폭을 일부 줄이긴 했으나 여전히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적자가 지속됐고,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부문에서 실적 악화가 지속됐다.

특히 배터리 부문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44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및 SK엔무브와의 합병을 반영해도 18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재 사업도 7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배터리 부문 실적이 지속 악화되면서 회사는 SK온의 미국 내 생산 법인들을 정리하는 등 자산 효율화에 나섰다. 지난해 말 포드와의 합작법인 지분구조를 정리하면서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운영하고 켄터키 공장 운영에서는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켄터키 1, 2 공장 등의 자산 가치 하락을 장부에 반영해 4조원가량의 대규모 손상차손이 인식됐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손상 인식은 회계 기준에 따라 자산 가치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조정으로 현금흐름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다"며 "총 4조2000억원의 손실 규모 중 3조7000억원은 포드와의 합작 법인에서 인식한 금액이며, 나머지 5000억원은 다른 지역(사이트) 합계"라고 밝혔다.

배터리 시장이 지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높은 가치로 책정돼 있던 자산 가치 손상을 반영하면서 앞으로의 재무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자산을 전반적으로 재편하면서 부실 자산을 정리하는 '빅 배스'로 재무 투명성을 확보한 동시에 불확실성도 최소화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내에 포드가 켄터키 공장 자산과 부채까지 인수를 마치면 차입금도 5조4000억원가량이 줄면서 재무 안정성이 확보된다. 여기에 올해도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해 나가면서 저수익 사업을 축소하고, 재무개선에 나서면서 새 성장 방향으로 '전기화(일렉트리피케이션)'를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LNG발전과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모듈원전(SMR) 등과 관련된 에너지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글로벌 하이퍼 스케일 사업자들과 협력해 해외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환경과학기술원과 협력해 전기 관련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으로, 이와 관련한 사항은 향후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핵심자산 매각 및 유동화는 지속 진행할 예정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 저수익 사업을 정리해 나간다. 특히 화학 부문에서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울산 산단 내 3사 협력해 사업 재편을 논의 중이며, 해외 생산 법인은 정리를 추진한다. 미국 SK 프리마코 아메리카(SK Primacor Americas), 스페인 SK 프리마코 유럽(SK Primacor Europe), 프랑스 SK 펑셔널 폴리머(SK Functional Polymer) 등 해외 자산을 중단영업으로 편입했다.

아울러 호주 바로사-칼디다 가스전에서 생산이 본격화된 만큼 연간 130만톤 물량의 저가LNG를 도입하면서 원가 개선 및 비용 효율화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년 회계연도에 대해서는 무배당을 결정, 재무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서 본부장은 "올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재무건전성 개선 지속', '미래 성장 동력인 전기화 추진' 과제를 중점 추진할 것"이라며 "2026년은 SK이노베이션이 재무적 내실과 미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진정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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