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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영화, 설 연휴에 복 제대로 받고 원기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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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6. 02. 19. 10:56

14~18일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합쳐 365만명 관람
작년 설 연휴 '히트맨2' '검은…' 관객수보다 대폭 증가
관객 신뢰 되찾기 시작…흥행 후속작 없으면 단발 그쳐
왕사남 휴민트
올 설 연휴 '왕과 사는 남자'(왼쪽 사진)과 '휴민트'의 쌍끌이 흥행으로 위기의 한국 영화계에 모처럼 밝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제공=쇼박스·NEW
위기의 한국 영화가 올 설 연휴를 기점으로 회생의 청신호를 밝혔다.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와 '휴민트'가 쌍끌이 흥행을 주도하며 지난해 이 기간보다 훨씬 많은 관객을 동원한데 따른 전망이다.

1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사남'과 '휴민트'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엿새간 267만여 명과 98만여 명을 각각 불러모아, 모두 합쳐 365만여 명을 동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관객수는 지난해 설 연휴 두 편의 영화가 거둔 흥행 성과를 한참 웃돈다. '히트맨2'와 '검은 수녀들'은 2025년 1월 25일부터 30일까지 227만여 명이 관람했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쉬는 날이 올해보다 하루 더 많았던 걸 감안하지 않더라도 무려 60% 이상 증가한 셈이다.

특히 '왕사남'의 관객몰이 속도는 모처럼 눈여겨볼 만하다.

폐위된 '단종'(박지훈)과 유배지 촌장 '엄흥도'(유해진)의 우정을 그린 이 영화가 지난 4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 400만 고지를 넘어서는데 걸린 기간은 15일이다. 가장 최근인 2024년 상반기에 연달아 1000만 흥행을 달성한 '파묘'(9일)와 '범죄도시4'(5일)보다는 느리지만, 지난해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이었던 '좀비딸'과 지난 2005년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비슷한 제목의 사극 '왕의 남자'(이상 17일)에 비해서는 모두 이틀 빠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남북의 '따로 또 같이' 액션을 박진감 넘치게 그린 '휴민트'의 선전도 인상적이다. 일주일 앞서 공개된 '왕사남'에 선수를 빼앗긴 게 제작진의 처지에선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2강 구도를 형성하며 상영 8일만에 130만명 가까운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설 연휴 흥행 결과는 극장가의 한 해 농사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란 점에서, 연초 '만약에 우리'와 '신의 악단'에 이은 '왕사남'과 '휴민트'의 이번 선전이 한국 영화의 반등 조짐을 예고한다는 기대가 영화인들 사이에서 벌써 높아지고 있다.

하철승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전혀 다른 장르에 소재와 주제 등 어느 것 하나 겹치지 않지만, 비교적 탄탄한 완성도를 공통 분모로 지닌 두 편의 한국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면서 전체적으로 관객들의 신뢰를 되찾기 시작한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휴민트' 제작사인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만약에…' '신의…'와 더불어 '왕사남'과 '휴민트'가 연달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로 인해 지난 한해동안 한국 영화계를 억눌렀던 위기론이 조금 가신 것 같아,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다행스럽게 여겨진다"고 귀띔했다.

반면 한국 영화의 반등 여부는 더 두고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 영화 제작자는 "두 편의 성공 만으로 한국 영화가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보는 건 다소 무리"라며 "올 상반기 중 개봉 예정인 '군체'와 '부활남', 7월 공개를 앞둔 '호프' 등이 '왕사남'과 '휴민트'에 이어 관객들을 계속 만족시키지 못하면 단발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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