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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중심 이사회’ 4년 만에 해체?…HDC현대산업개발, 3월 주총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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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2. 25. 15:19

조태제 CSO 용퇴·사외이사 임기만료 겹쳐
후임 인선…'안전경영 진정성' 가를 분수령 ‘평가’
수익성 드라이브 속…CSO 이사회 ‘배제’ 여부 촉각
HDC현산 “전문성 입각해 이사 선임…안전도 지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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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HDC현대산업개발의 이사회 구성 변화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주총은 지난해 3월 정경구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된 이후 처음 열리는 정기 주총으로, 이사회 재편 방향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2021년 광주 학동 재개발 붕괴 사고와 2022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이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직을 내려놓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 업계와 주주들의 관심이 모인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인사 흐름과 조직 개편을 감안할 때 회사 경영의 무게중심이 '사고 수습과 안전 재정비'에서 '수익성 회복과 승계 기반 정비'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경구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 출범에 이어 정 회장 차남의 초고속 임원 승진, 기존 안전 총괄 최고책임자(CSO)를 맡았던 조태제 부사장의 용퇴 등이 잇따르면서다. 특히 CSO 직급이 부사장에서 상무로 하향 조정된 데다, 이사회 참여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안전 의사결정 구조의 위상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정몽규 회장의 현장 경영 행보가 가시화되며, 이번 주총이 향후 경영 기조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주총에서 △2025년도 재무제표 승인 △사내·외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조태제 부사장의 용퇴에 따른 후임 사내이사 인선이다.

회사는 2022년 화정동 붕괴 사고 직후 CSO를 이사회 핵심 멤버로 전면 배치하며 안전 의사결정 권한을 이사회 차원으로 격상한 바 있다. 당시 정몽규 회장이 물러나고 3인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됐으며, 같은 해 3월 정기 주총에서 초대 CSO인 정익희 부사장을 사내이사 겸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최익훈·조태제 각자 대표 체제로 재편됐고, 2024년 3월에는 조태제 부사장이 CSO로서 사내이사직을 승계하며 안전 중심 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정경구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단독 대표 체제로 재편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CSO 직급이 상무급으로 조정되고 해당 역할이 양승철 상무에게 이관됐다. 이 같은 변화가 이사회 구조에도 반영될지 여부가 이번 주총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는 정경구 대표, 조태제 부사장 등 사내이사 2인과 최진희·김진오·김동수 교수 등 사외이사 3인을 포함해 총 5인 체제로 이사회가 운영되고 있다. 또 이사회 내에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함께 사고 직후 신설된 안전보건위원회가 핵심 소위원회로 자리 잡고 있다.

만약 후임 사내이사로 안전 전문가 대신 재무·기획 인사가 발탁될 경우, 이사회 내 안전 감시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하지만 2023년부터 안전보건위원회를 이끌어 온 최진희 사외이사의 임기도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만료될 예정이라는 점에서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CSO 겸직 사내이사 공백과 안전보건위원회 소속 사외이사 교체가 동시에 발생하면, 이사회 차원의 안전 감시 기능이 구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후임 인선의 성격이 회사의 안전경영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익성 강화 행보와 맞물리며 더욱 커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연이은 대형 사고 이후 위축됐던 수주 보폭을 다시 넓히며 주택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대법원이 서울시의 1년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인용하면서 사법적 부담도 일정 부분 덜어낸 상황이다. 주택 분야 확대의 일환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사명도 'IPARK현대산업개발'로 변경한다. 기존의 HDC 대신 그룹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IPARK(아이파크)를 전면에 내세워 삶과 AI, 에너지가 통합된 새로운 사업 구조로의 재편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영 축은 정몽규 회장과 정경구 단독 대표로 이어지는 구조다. 정 회장은 미등기 임원 신분이지만 주요 현장 점검과 해외 사업장을 직접 챙기며 그룹 전략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오너의 통상적 경영 참여라는 평가와 함께, 전략과 승계 구도는 오너 중심으로 가져가되 공식적 책임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두는 구조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기에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정 회장의 차남 정원선 상무보가 입사 1년여 만에 CEO 직속 조직이자 임원인 DXT(디지털전환)실장으로 발탁되면서 승계 구도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이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주주총회 안건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이사회 구성 변화나 CSO의 이사회 참여 여부 등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사내·외 이사 선임은 상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며, 특히 사외이사의 경우 사회적 명망과 함께 회사 상황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중심으로 인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의 안전과 품질 확보를 최우선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드론 플랫폼 등 AI·DX 기술을 접목한 현장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현장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중심으로 밀착형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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