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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유가·환율 동반 급등…韓경제 ‘스태그’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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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6. 03. 15. 16:57

브렌트유 100달러 재돌파·환율 1500원 육박
유가·환율 상승에 물가 상방 압력 확대
KDI, '경기 하방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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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은 태국 선적 컨테이너선이 화염에 휩싸여 있다. / AFP=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유가 급등은 환율과 물가를 자극해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유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해외 주요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2.7% 오른 배럴당 103.14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9일 장 중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중동 상황이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배럴당 87.8달러(종가 기준)까지 떨어졌지만 10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같은 날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전장보다 2.98달러 오른 배럴당 98.71달러를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큰 폭의 상승세다.

원·달러 환율도 중동 상황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며 1500원에 육박했다. 14일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종가 대비 16.30원 급등한 149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9시~3시 반) 종가(1493.70원)와 비교하면 3.80원 높다.

이처럼 유가와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물가도 상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원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유가 상승이 정유·석유화학·운송비 등을 통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원화 약세 역시 원유뿐 아니라 곡물, 원자재 등 주요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 전반을 자극한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에 머물렀지만 이달부터는 상당히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 6일 "3월에는 중동 상황에 영향을 받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비용 측면에서의 물가 상방 압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유가가 오르면서 경기도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기업의 생산 비용을 높여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KDI는 지난 12일 '경제동향' 3월호를 통해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등은 경기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둔화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정책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악의 경우 한국 경제는 유가 급등과 원화 약세가 동시에 작동하는 '이중 악재'에 직면한다"며 "성장률은 0.5~0.8%포인트 급락하고, 물가는 1%포인트 이상 폭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유가의 수준이 상당 기간 한층 높은 수준에 머물게 된다면 연초 이후 안정된 디스인플레이션과 경기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되돌리게 된다"며 "유가 안정화 속도가 늦어질수록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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