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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호르무즈 가면… 한국군 ‘대이란 드론 방어막’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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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3. 16. 13:38

전자전·기관포·CIWS 결합한 ‘다층 방어’가 현실적 대안
전문가들 “미사일 중심 방공으론 샤헤드 군집 공격 대응 한계”
저가요격 체계등 새로운 방어 수단 결합 ‘한국형 대드론 방어 체계 구축 시급
0316 Russia 고란 이란 샤헤드 드론
이란제 Shahed-136 (러시아명 Geran-2) 공격 드론의 잔해. 오른편 날개 하단의 "HE-BPTCBDR" (HE = High Explosive, BPTCBDR)는 러시아/이란 생산 로트 번호나 변형 코드로 보인다. / 우크라이나 국방부 (Ukrainian Ministry of Defense)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한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위해 군함을 보내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청해부대의 중동 추가 파병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파병 여부 못지않게 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과연 한국군은 이란의 드론 위협에 대비돼 있는가"라는 것이다.

최근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전투기나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저가 자폭 드론이다. 특히 이란이 개발한 '샤헤드-136' 계열 드론은 가격이 수천만 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십 대가 동시에 공격할 경우 기존 방공망을 압도하는 '군집 공격' 전술을 구사한다.

문제는 이를 막는 방어 체계가 훨씬 비싸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방공 가성비 역전'이라고 부른다. 수천만 원짜리 드론을 막기 위해 수십억 원짜리 요격 미사일을 사용하는 구조에서는 장기적으로 방어 측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작전에 투입될 경우 이란 또는 친이란 세력이 운용하는 드론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기뢰, 고속정, 드론 등을 결합한 비대칭 해상전 전략을 발전시켜 왔다.


0316 청해부대
청해부대는 16일 현재 청해부대 47진이 임무를 수행 중이다. 46진 최영함은 지난 2월 임무 완수 후 복귀했다. 주력 함정은 4,400톤급 구축함(KDX-II)인 대조영함(DDH-977)이다. 병력 규모: 약 260여 명 (전대본부, 검문검색대(UDT/SEAL), 항공대, 방호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전 지역은 기본적으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하며, 현재 오만 동방 해상 등에서 우리 선박 보호를 위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 연합, 자료=대한민국 해군
"드론 방어는 단일 무기가 아니라 '다층 방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해법은 '다층 방어 체계(Layered Defense)'다. 즉 탐지·전자전·저가 요격·근접 방어로 이어지는 여러 단계의 방어막을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단계는 조기 탐지다. 샤헤드 드론은 속도가 느리고 저고도로 비행해 기존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함정 레이더의 저속 표적 탐지 능력을 강화하고, 적외선(EO/IR) 센서를 활용한 탐지 체계를 병행해야 한다.

여기에 미군 중부사령부의 감시망과 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중동 지역에서는 이미 미군과 동맹국들이 드론 탐지를 위한 연합 감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계는 전자전(EW)이다. 샤헤드 드론은 GPS와 관성항법 장치를 이용해 목표로 비행한다. 이 때문에 GPS 교란이나 신호 조작 같은 전자전 수단이 효과적인 대응 방법으로 꼽힌다.
군사 전문가들은 "전자전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으면서도 드론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어 수단"이라고 평가한다.

세 번째 단계는 저가 요격 체계다.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고가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30㎜ 기관포나 함정의 함포, 중기관총 같은 저비용 화력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자폭 드론 상당수가 기관총과 기관포로 격추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 요격 드론' 개념도 등장했다. 소형 드론을 이용해 적 드론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식으로, 비용이 기존 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드론 전장에서 "드론 대 드론 공중전"이 중요한 방어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0316 Merops 미국 드론
美페레니얼오토노미社 제조한 '메롭스(Merops)' AI 요격 드론. 이 시스템은 저가형 자폭 드론(예: 이란 샤헤드 등)을 물리적으로 충돌하거나 근접 폭발하여 무력화하기 위해 개발된 최신 대드론이다. / 폴란드 국방군 (Polish Armed Forces)
미국도 이란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저가 요격 드론을 대량 투입하는 새로운 방공 전략을 본격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댄 드리스콜(Dan Driscoll) 미 육군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시작한 직후 AI 요격 드론 '메롭스(Merops)'를 중동에 긴급 배치했다고 밝혔다.
드리스콜 장관은 인터뷰에서 "약 1만 대의 메롭스 요격 드론을 중동에 보냈다"며 "이란이 드론을 발사할 때마다 우리가 이를 격추하면 결국 비용을 잃는 쪽은 이란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단계는 근접 방어 체계다. 청해부대 함정에는 이미 팔랑스 CIWS 같은 근접 방어 무기가 탑재돼 있다. 이 장비는 원래 대함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발됐지만 저속 드론에도 일정 부분 대응이 가능하다.


"한국군 방공 체계, 드론 전쟁과는 다른 구조"

문제는 한국군 방공 체계가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요격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즉 고가의 미사일 방어 체계에는 강점이 있지만, 저가 드론이 대량으로 공격하는 상황에 대한 대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한 군사 전문가는 "드론 전쟁의 본질은 경제 전쟁"이라며 "수천만 원짜리 드론을 수십억 원짜리 미사일로 막는 구조라면 방어 측이 먼저 지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해부대 파병 논의가 단순한 외교·군사 문제를 넘어 한국군의 드론 대응 전략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자전 장비, 저가 요격 체계, 드론 요격 드론 같은 새로운 방어 수단을 결합한 '한국형 대드론 방어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동시에 기뢰, 소형정, 드론 같은 비대칭 전력이 집중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해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전쟁의 양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문제는 단순하다. 값싼 드론이 대량으로 날아오는 시대에 기존 방공 체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청해부대 파병 논의는 결국 한국군이 그 현실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를 시험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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