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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석유카르텔 균열… 韓, 유불리 꼼꼼히 따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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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30. 00:00

/연합
중동 지역 주요 산유국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확대협의체인 OPEC+에서 다음 달 1일자로 탈퇴한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동전쟁 발발 후 연일 국제유가가 출렁거리고, 그에 따라 글로벌 각국 경제도 크게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로서는 대형 석유 카르텔 체제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게 됐다.

UAE의 이번 탈퇴 선언은 OPEC에 창설 이래 가장 큰 충격으로 평가된다. UAE는 OPEC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에 이어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나라다. 이란 전쟁 발발 전 하루 생산량은 360만 배럴 정도로, OPEC 생산량의 약 12%를 차지했다. 특히 시장 상황에 따라 즉각 증·감산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였다는 점에서 OPEC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OPEC은 앞으로 생산량 조절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면서 시장 대응 능력도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OPEC이 쥐고 있던 가격 결정권이 경쟁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UAE 에너지 장관은 이미 "OPEC과 OPEC+가 부과하는 (생산량) 의무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갖게 됐다"며 석유 증산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사우디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불만을 품은 다른 회원국들이 연쇄 탈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유가 담합 카르텔은 무너질 수 있다.

일단 UAE가 원유를 증산하면 국제 유가에는 하락 요인이 된다. 우리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UAE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있는 푸자이라항에 연결된 송유관도 있어 전쟁에 따른 해협 봉쇄 영향도 많이 받지 않는다. UAE는 한국 여수 비축기지에 원유를 저장해 두는 등 우리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맺고 있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물론 아니다. 중동 사태가 어디로 튈지 예상하기 힘들고 이번 변수까지 겹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 사우디와 UAE 사이에 이권 충돌이 격해지면 OPEC이나 관련국들 사이에서 예측하지 못한 돌발 행동이 나올 수도 있다.

세계은행(WB)은 이번 UAE의 탈퇴 선언이 있기 전 작성한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 여파로 올해 에너지 가격이 24% 치솟고 전체 원자재 가격도 16%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유가 급등과 공급 차질이 겹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세계 성장세도 둔화할 것이라는 경고다. 전쟁이 길어지면 최대 4500만명이 추가로 극심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부와 기업들은 이 와중에 나온 UAE의 OPEC 탈퇴가 우리 경제는 물론, 나아가 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단기와 중장기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향후 대두될 수 있는 제반 리스크를 철저히 따지는 등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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