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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이 흔든 미·이란 종전 MOU…호르무즈·핵협상 60일 시계 첫날부터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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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21.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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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MOU 당사자 아니어서 레바논 조항 강제력 한계
이란, 호르무즈 지렛대로 미국 압박…재봉쇄 선언 반복 가능성
이란 동결자산·재건기금에도 핵합의 난항…트럼프·네타냐후 갈등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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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레바논 여성이 20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케나리트 마을을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 현장 잔해 위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AFP·연합
미국과 이란이 17일(현지시간) 서명한 종전 양해각서(MOU)가 18일 발효 이틀 만에 레바논 전선의 교전 격화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으로 첫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MOU는 핵합의가 아니라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해제와 이란의 호르무즈 재개방을 맞교환한 1단계 합의로, 60일 동안 이란 핵 프로그램과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완화 문제를 협상하도록 설계됐다. 21일 스위스 기술협상이 시작되지만, 이란은 핵협상 본론보다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 중단 등 미국의 의무 이행을 먼저 시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

◇ 레바논 교전, 미·이란 MOU 이행 흔들어…이스라엘·헤즈볼라 강제 수단 부재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레바논 분쟁이 한때 미·이란 전쟁의 부차적 전선으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전쟁 종식의 최대 장애물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MOU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군사작전 즉각 중단을 명시했지만, 이스라엘도 헤즈볼라도 MOU의 서명 당사자가 아니어서 레바논 조항을 어떻게 강제할지가 미해결 상태라고 NYT는 짚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무장 해제할 때까지 레바논 주둔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철수 없이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구조적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바논 전선이 이스라엘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합의를 흔들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UAE-IRAN-US-ISRAEL-WAR-CEASEFIRE-HORMUZ-TRANSPORT
키프로스 선적 컨테이너선 MSC 아쿠아리어스 7호가 19일(현지시간) 오만만 연안의 샤르자 토후국 주요 컨테이너항 중 하나이자 이 지역 유일의 천연 심해항인 코르파칸 컨테이너 터미널 부두에 정박해 있다./AFP·연합
◇ 이란, 호르무즈 지렛대로 미국 압박…통항 관리권·사전 등록 절차 도입

이 같은 레바논 교착이 협상 복원력 자체를 시험하는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를 직접적인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이번 주 페르시아만 해협청을 새로 설립하고, 선박들이 통항 2일 전 사전 등록을 의무화하는 절차를 마련했으며 수수료는 60일간 면제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 봉쇄 위협을 넘어 향후 호르무즈 통항 관리권과 통행료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WSJ는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EOS 리스크그룹의 마틴 켈리 수석 자문이 "앞으로 며칠·수주간 이 같은 봉쇄 선언이 반복될 것"이라며 이란이 레바논 휴전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호르무즈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80달러(12만3000원) 선에서 전날 대비 0.9% 올랐으나 호르무즈 재개방 기대에 주간 기준 7.7% 하락했으며 연초 대비로는 약 30% 높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이란 종전 협상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오른쪽)이 4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호텔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중재 하에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TV 화면을 캡처한 사진./EPA·연합
◇ 스위스 60일 협상, 핵·제재·동결자산 난제 직면…전문가들 "시간 부족"

레바논 변수와 호르무즈 압박이 겹치는 상황에서도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는 것은 합의에 담긴 경제적 유인 때문이다. WSJ는 미국이 카타르와 함께 이란 동결 자산 약 1000억달러(153조3000억원) 가운데 카타르 보관분 60억달러(9조2000억원)에 대한 지출권을 조기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MOU에는 3000억달러(459조9000억원) 규모 재건 기금과 대이란 제재 완화·석유 수출 즉각 면제 조항이 포함돼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인에도 불구하고 60일이라는 협상 기간이 기술적으로 복잡한 핵합의를 도출하기에 불충분하다고 공통 평가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백악관과 정보기관에서 핵 관련 고위직을 역임한 에릭 브루어가 "실패 가능성이 성공 가능성보다 높다"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이란 전문가 카림 사자드푸르 선임연구원은 이번 MOU를 사실상 '오해각서(Memorandum of Misunderstanding)'라고 규정했다고 FT가 전했다.

트럼프 네타냐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25년 12월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클럽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면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 트럼프·네타냐후 갈등 공개화…이스라엘 국민 67% "미·이란 합의 불리"

협상의 최대 외부 변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균열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레바논 공습 확대로 이란과의 MOU가 무산될 뻔했다며 욕설을 동반한 비난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18일 백악관에서 이스라엘 정치권을 향해 "이 순간 이스라엘에 동조하는 세계 유일 국가원수가 도널드 트럼프"라며 "전 세계에 강력한 우방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그 우방을 공격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스라엘 채널12 TV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의 67%가 미·이란 합의가 이스라엘에 불리하다고 답했으며 유리하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FT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MOU 성패 책임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에게 전가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내부의 합의 동력이 불안정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리나 하팁 연구위원은 NYT에 미·이란 합의가 레바논의 긴장 완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지만, 이스라엘 철수와 헤즈볼라 무기 문제 등 핵심 쟁점은 해결하지 못했다며 "레바논 분쟁이 조만간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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