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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MOU, 동결자산 협상 착수…민생 안도 속 이슬람혁명수비대 수혜 장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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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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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 카타르와 60억달러 인도주의 물품 구매 접근 허용 협의"
이란, 동결자산 배상 전용 가능성에 "국제법 위반" 강력 반발
WP "이란 국민 안도와 불안 교차"…로이터 "IRGC 경제 수혜 변수"
IRANIAN US-ISRAELI WAR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모흐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왼쪽)과 회담하고 있다./UPI·연합
미국이 대(對)이란 종전 합의의 초기 금융 유인책으로 카타르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달러(9조2000억원)를 인도주의 물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카타르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국민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조심스러운 안도감을 표했으나 동결자산 해제와 제재 완화의 수혜가 이란 경제를 장악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 미국, 카타르 내 60억달러 접근 허용 협의…이란 동결자금 처리 선례 부상

미국이 카타르와 협의 중인 방안은 카타르가 이란 중앙은행이 주문한 식품·의약품·기타 인도주의 물품 구매를 허용하는 형식으로 미국이 전 세계에 동결된 이란 자금 약 1000억달러(153조3000억원) 중 이란이 우선 해제를 원하는 240억달러(36조8000억원)의 1차 처리 선례가 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 자금은 이란산 원유 판매 대금으로 원래 한국에 동결돼 있었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3년 9월 수감자 교환 합의 때 카타르 도하 계좌로 이전을 허용한 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같은 해 10월 7일 이란의 동맹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한 직후 해당 자금을 카타르 내에서 재동결했다.

카타르를 거치는 구조가 시행되면 미국은 이란의 구매 내역을 감시하고, 향후 동결자금 사용 지속 여부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WSJ는 이란 수석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5월 말 도하를 방문해 자금 해제 방식을 논의했으며 이 협의가 MOU 협상 동력을 회복시켰다고 전했다.

아울러 카타르 자금 접근은 미국이 합의 서명 직후 허용한 이란의 석유 판매 수입과 별도로 추진되는 조치라고 WSJ는 설명했다. 이란은 아직 해당 방안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이며 이는 향후 60일 핵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제시할 여러 제안 중 하나다.

IRANIAN US-ISRAELI WAR
이란인들이 2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이맘 후세인(Imam Hussein)의 순교를 기리는 아슈라(Ashura)를 추모하기 위해 모여 있다./UPI·연합
◇ 트럼프·하메네이 설전…합의 이행 불투명

MOU 체결 이후에도 합의 이행 과정은 불안정하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필사적으로(out of desperation)' 적대행위 중단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가 필사적으로 만난 게 아니다. 이란이 그랬다. 그들은 끝났다! 60일을 지켜볼 것이며 그들은 돈을 단 10센트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해 자산 접근이 이란의 협상 태도와 연동돼 있음을 강조했다.

◇ 이슬람혁명수비대, 이란 경제 전반 장악…제재 완화 수혜 집중 우려

로이터통신은 20일 IRGC가 이란 경제 전반에 걸쳐 거대한 상업 제국을 구축하고 있으며 서방 국가들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IRGC의 이 같은 경제적 역할이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를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라고 보도했다.

비판론자들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관한 실질적 양보를 하기 전에 석유 판매 허용과 자산 동결 해제 등 큰 경제적 보상을 먼저 받게 됐다고 지적한다.

반면 미국 백악관 고위 관리를 비롯한 옹호론자들은 이란이 MOU를 이행하고, 농축우라늄 인도 등 '좋은 행동(good behavior)'을 보일 때만 자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구조이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으로 전 세계 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란 IRNA통신과 국영방송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 최고인권위원회(HCHR)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이 걸프만 동맹국들에 피해를 줄 경우 이란 동결자산으로 배상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주권 평등의 원칙과 국가 재산의 면제 원칙을 위반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HCHR은 미국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경우 모든 법적·국제적 결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APTOPIX Iran Daily Life
이란인들이 1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북부 타지리시 광장을 걷고 있다./AP·연합
◇ 이란 국민, 종전 MOU에 안도…체제 강화·자금 분배 불공정 불안 교차

WP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민간인 1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지난 2월 28일 전쟁 첫날 학교에서만 어린이 150명 이상이 희생됐으며 인플레이션이 70% 이상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인터뷰한 이란인 12명 이상 대부분이 종전 합의 소식에 안도감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테헤란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니마(45)는 "각서 체결 소식을 들었을 때 첫 번째 느낌은 기쁨이 아닌 안도였다"며 "내 아이가 매일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는 나라가 아닌 예측 가능한 미래가 있는 나라에서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테헤란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갈리바프 의장을 비판하며 대미 관여에 반대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자산 해제로 유입될 재원이 일반 시민에게 공정하게 분배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스파한의 초등학교 교사 파리체르(32)는 "더 많은 재정이 국내로 들어오더라도 시민들의 삶에 공정하게 미치지 않을 것을 많은 사람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WP는 4월 8일 임시 휴전 이후 거리의 준군사조직 배치, 체포, 정치적 처형, 강제자백 방송이 늘었다는 시민들의 증언을 전하며 전쟁이 억압적 체제의 권력을 오히려 공고화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퀸시연구소의 이란 분석가 트리타 파르시는 WP에 "트럼프의 전쟁은 이슬람공화국이 지난 20년 중 가장 큰 정통성 위기에 직면했던 순간에 체제를 구했다"며 "장기적으로 경제가 개방돼 중산층과 시민사회가 국가권력에 맞설 만큼 힘을 갖게 된다면 민주주의를 향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이는 결코 빠른 해결책(quick fix)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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