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시행령’ 두고 냉담한 시선…‘무용론’ 갇힌 중수청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22010007657

글자크기

닫기

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6. 22. 19:03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행안부, 중수청법 시행령 입법 예고
'통보 범위' 놓고 주도권 싸움 전망
"법안보다 추상적인 시행령안" 지적도
중수청에 "즉흥적으로 역할 끼워넣기 중" 비판
clip20260622164233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연합뉴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세부 운영 기준을 담은 시행령이 베일을 벗었지만 수사 권한을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기관 운영의 '나침반' 역할을 할 시행령이 모호한 내용 탓에 오히려 '중수청 무용론'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이에 중수청 설립이라는 외형적 목적에 치우쳐 즉흥적으로 권한을 끼워놓고 빼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권한 중복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사기관들이 수사 범위가 중복되는 사건을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할 경우 수사 지연과 사법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22일 '중수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중수청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중수청 출범 3개월을 앞두고 중수청법을 구체화한 세부 내용을 담았다는 게 행안부의 입장이다.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른 대목은 '다른 수사기관의 인지범죄 통보 범위'다. 시행령안에 따르면 경찰과 공수처, 군 수사기관, 특별사법경찰 등 타 수사기관은 수사 과정에서 중대범죄를 인지한 경우 이를 지체 없이 중수청에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중수청법에서는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수사에 대해 (중수청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에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범죄 사실을 인지해 중수청에 통보하더라도 정작 최종적인 사건 이첩 권한은 공수처장에게 귀속된다는 뜻이다. 중수청과 공수처의 수사 범위는 고위공직자 범죄·부패·경제범죄 등에서 중복된다. 절차적 모순을 넘어 기관 간 주도권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용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수사할 때 중대범죄 여부를 곧바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구분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죄 유형으로 수사기관을 나누려고 하면 제도적·실무적으로 각종 혼선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수청법에는 공수처장의 결정권이 명시돼 있으나 시행령에는 나와있지 않다. 통상 시행령안이 법안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시행령은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통보 범위의 '예외 조항'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행령안은 고소·고발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이미 동일 사건이 접수된 경우, 공소권 없음 등을 통보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경찰은 이번 시행령안을 두고 예외를 적용해도 매년 '58만여건'에 이르는 사건을 중수청에 통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예외 없이 모든 중대범죄 사건의 '초기 정보'를 중수청이 쥐게 된다는 의미다.

기존 검찰의 수사권 조정 이후 국수본과 공수처가 안착하기도 전에 또다시 거대한 수사기관을 신설하며 사법체계가 지나치게 기형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수청 설립의 명분이었던 '수사·기소 분리'와 '전문성 강화'라는 본질보다 정권 입맛에 맞게 권한을 임기응변식으로 떼고 붙인 모호한 기준으로 변질되고 있어 출범 시 수사기관 간의 극심한 관할 분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중수청은 마구잡이 준비로 제대로 정리가 안 된 희한한 괴물의 형태를 띠고 있다"며 "수사기관이 난립하고 각자 범위가 중복될수록 각 기관은 수동적인 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다.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나서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그 피해는 수사 지연 등으로 나타나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민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