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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함정건조 타진, 세계 조선공급망 선점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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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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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미국 국방부와 해군이 우리나라 주요 조선사들에 전투함과 급유함 건조 및 설계 역량을 공식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은 미 정부의 정보요청서(RFI)에 대해 건조 실적과 인력 규모, 연간 생산 능력 등을 포괄한 답신을 전달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 무대에서 한국 측에 구체적인 군함 건조 척수를 언급한 것과 맞물려 미 행정부의 구체적 실무 검토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사안은 한국 조선업이 글로벌 해양 방산 및 선박 공급망의 초크포인트(전략적 요충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은 조선업 공동화와 숙련 인력 부족으로 함정의 적기 건조, 유지·보수·정비(MRO)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지정학적 요동으로 해군력 강화가 필요한 미 입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부가가치 선박 설계 능력과 납기 준수 능력을 갖춘 한국 조선 능력이 공급망 붕괴를 막을 최적의 대안이 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안보 지형 변화 속에서 함정 건조 및 MRO 역량은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국가 전략 자산의 성격을 띤다. 미국이 손을 내민 것은 한국이 글로벌 조선 공급망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초크포인트에 가까이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지금 자국 안보 이익을 위해 동맹국과 우방국들의 가용 자원을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여러 가지 법적·제도적 장벽도 함께 세워 놓고 있다. 이런 장벽을 넘어 우리의 핵심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가 체계적인 민관 합동 거버넌스를 가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자금이 실질적인 프로젝트 발주와 규제 특례로 이어지도록 고위급 외교 채널을 통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나토도 유럽 재무장 흐름 속에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방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취임 후 첫 나토 정상회의에 참여한 이재명 대통령은 한·나토 조달 기본협정 협상을 개시했다. 체결되면 연 15조원 규모의 방산 시장이 열린다. 조선업도 유럽 재무장의 주요한 축이 될 것이다. 특히 우리의 강점인 AI 반도체는 조선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이자 요소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와 MRO 등에 집중해 글로벌 조선 공급망 재편에 반드시 올라타야 한다. 컨설팅 회사 매킨지는 올해 상반기 회복탄력성을 갖춘 조선업이 다음 성장 사이클 주도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우리는 이번 미국의 함정 건조 역량 타진을 계기로 세계 조선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정부와 업계는 조선업의 장기적 성장 동력과 국가 안보적 자산을 동시에 확보해 반도체 이후 성장 사이클의 기반으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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