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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K-방산의 맏형, 한화가 답해야 할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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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07. 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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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김종희 한국전쟁서 키운 한국화약
‘한화史=방산기업’으로 진화해 온 史
한화도 새로운 기준을 보여줄 시점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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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의 포성이 멈추지 않던 1952년, 한 사람이 화약고를 지켰다. 조선화약공판 직원이던 '현암 김종희'이다. 그는 정부 귀속재산이던 회사를 불하받아 '한국화약주식회사'를 세웠다.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시작한 작은 화약회사는 74년이 흐른 지금 '육·해·공'과 우주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방산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화의 역사는 곧 방산기업으로 진화해 온 역사다. 2001년 대우전자 방산부문 인수를 시작으로 2015년(계약 체결 기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품으며 항공 엔진과 방산 전자 역량을 확보했다. 이어 2016년 두산DST를 인수해 지상무기 분야를 강화했고, 이후 그룹 내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으로 통합하며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최근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도 꾸준히 확대하며 항공우주 분야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15일 ㈜한화 인적분할이 마무리되면 방산과 비방산 사업의 구분은 더욱 명확해지고, 방산 중심의 사업구조 역시 한층 선명해질 전망이다.

25년 넘게 이어진 인수와 통합은 우연이 아니었다. 모든 선택은 하나의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종합 방산기업'이라는 목표다.

시장에서는 한화를 '한국판 록히드마틴'에 가장 가까운 기업으로 평가한다. 세계 최대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은 전투기와 미사일, 레이다, 위성, 우주체계, 지휘통제체계(C4ISR)까지 아우르는 통합 방산 플랫폼을 구축했다. 무기 한 종류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연구개발(R&D), 생산, 유지·보수(MRO), 후속 군수지원까지 하나의 체계로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한화 역시 장갑차와 자주포, 항공엔진, 함정, 방산전자, 우주사업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며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최근 해외 수주 확대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는 'K-방산'의 위상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함께 커져야 하는 것은 매출이 아니라 책임이다. 방산은 일반 제조업과 다르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전략산업이며, 상당수 기술 개발은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한다. 한 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산업인 만큼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일수록 산업 생태계를 함께 키워야 할 책무도 무거워진다.

방산은 오랫동안 '무기를 만드는 산업'이라는 이유로 편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방산은 국가를 지키는 안보산업이자 첨단 제조업과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반도체 기술이 융합되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한화도 새로운 기준을 보여줄 시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사를 이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내 협력업체와 기술을 공유하고, 중소 방산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까지 수행할 때 비로소 진정한 글로벌 방산기업이라 불릴 수 있다.

'한국판 록히드마틴'이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목표가 아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세계적인 방산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방산 생태계를 함께 성장시키는 '맏형'이 되는 것이다. 혼자 강한 기업은 많지만, 산업 전체를 강하게 만드는 기업은 많지 않다. 한화가 진정 증명해야 할 마지막 경쟁력은 바로 그 지점에 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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