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송성문은 제한적인 출전 기회 속에서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이어가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반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하성은 빅리그에 복귀했지만 주전 자리를 되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고우석은 징계 복귀전에서 호투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배지환은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방출되며 또 한 번 벽을 실감했다.
송성문은 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교체 출전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8-0으로 앞선 7회초 유격수 잰더 보가츠의 대주자로 투입된 송성문은 7회말 유격수로 나서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고, 9회초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홈을 밟았다. 샌디에이고는 9-4로 승리했다.
송성문의 강점은 주전으로 매일 나서는 선수는 아니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에 필요한 순간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보가츠와 제이크 크로넨워스, 매니 마차도 등 주전 내야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 빈자리를 메우고 경기 후반에는 대주자로도 활용된다. 타율은 0.208로 높지 않지만 꾸준히 26인 로스터를 지키면서 벤치의 신뢰를 얻고 있다. 이날도 수비와 주루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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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김하성이 방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여전히 주전 경쟁은 험난하다. /로이터·연합
김하성은 빅리그 복귀 자체는 성공했지만 입지는 여전히 불안하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을 다시 불러들이는 대신 주전 유격수 경쟁자였던 호르헤 마테오를 방출 대기 조처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신인 짐 자비스가 수비와 주루 능력을 앞세워 주전으로 자리 잡은 만큼 김하성이 곧바로 주전 자리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주자나 제한적인 상황에서 투입되는 백업 역할이 현실적인 전망으로 거론된다.
김하성에게는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와 1년 2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시즌 뒤 대형 계약을 노렸지만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손가락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은 뒤 복귀했지만 빅리그 타율 0.068에 그쳤고, 마이너리그에서도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결국 남은 시즌은 주전 경쟁을 넘어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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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에서 돌아온 고우석. /AFP·연합
고우석은 모처럼 긍정적인 소식을 전했다.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A 세인트 폴 세인츠 소속인 고우석은 이날 루이빌 배츠전에서 8회 등판해 1이닝 무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17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3㎞를 기록했다. 이물질 사용 규정 위반으로 받은 출전 정지 징계 이후 첫 실전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준 만큼 다시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면 배지환은 끝내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뉴욕 메츠 산하 트리플A 시러큐스 메츠는 외야수 배지환을 방출했다. 배지환은 올 시즌 91경기에서 타율 0.257, 5홈런, 32타점을 기록했지만 7월 타율이 0.190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부진이 심각했다.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하고 2023년 111경기에 출전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어졌고, 이번 방출로 다시 험난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인 빅리거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송성문은 '틈새 경쟁력'으로 살아남고 있고, 김하성은 주전 탈환이라는 과제를 안았다. 고우석은 징계 이후 반등의 신호를 보인 반면 배지환은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이들의 행보가 더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