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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CEO 탐구] ‘천리마’ 알아본 천주혁…구다이글로벌 10년 만에 ‘매출 1조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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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6. 08.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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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2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
'조선미녀' 브랜드 의존도 낮춰
유망업체-해외판매 노하우 접목
日-북미 법인 교차 유통 체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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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락(伯樂)은 중국 춘추시대에 말을 보는 안목이 뛰어났던 인물이다. 수많은 말 가운데 하루에 천 리를 달릴 수 있는 명마인 '천리마'를 알아봤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오늘날에도 잠재력 있는 인재나 대상을 발굴하는 사람을 백락에 빗대곤 한다. K뷰티 시장에서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의 행보도 이와 닮았다. 화장품 유통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조선미녀'를 발판으로 스킨1004·티르티르·라운드랩·스킨푸드 등을 잇달아 품으며 몸집을 불렸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은 1조4717억원으로 2023년 1396억원 대비 2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2024년 3309억원과 비교해도 1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734억원, 영업이익률은 18.6%에 달한다.

◇'조선미녀' 의존도 낮췄다…4개 브랜드 매출 2000억 넘어
구다이글로벌의 최근 실적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브랜드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스킨1004 34.2%, 조선미녀 28.1%, 티르티르 18.8%, 라운드랩 14% 순이다. 4개 브랜드가 각각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주력 시장도 서로 다르다. 조선미녀는 아마존 등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지난해 세포라 등 글로벌 대형 오프라인 채널로 판매처를 넓혔다. 스킨1004는 북미와 유럽에서 실적을 확대하고 있으며, 티르티르는 일본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라운드랩은 국내 클린뷰티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각 브랜드가 주력하는 지역과 제품군이 서로 달라 특정 국가나 제품의 실적 변동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도 생겼다.

◇화장품 유통 뛰어든 중문학도…이젠 글로벌 플랫폼 노린다
천 대표는 숭실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뒤 20대 후반이던 2015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첫 사업은 화장품 유통이었다. 이듬해에는 법인으로 전환해 국내 화장품을 해외에 판매하며 경험을 쌓았다.

전환점은 조선미녀였다. 해외에서 조선미녀가 인기를 얻으며 회사 실적이 빠르게 성장하자, 천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성장 잠재력이 있는 회사를 추가로 품는 전략을 택했다. 스킨1004·티르티르·라운드랩·스킨푸드 등이 구다이글로벌에 합류한 것도 이 과정에서다. 인수한 회사에 기존 해외 판매망과 노하우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창업 초기부터 쌓은 유통 경험을 브랜드 사업 확장에 활용한 셈이다.

올해부터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까지 유망 업체를 결집해 규모를 키웠다면, 앞으로는 각사가 보유한 상품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일본 법인 '구다이글로벌재팬'과 북미 거점 '구다이글로벌USA'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두 법인을 축으로 지역별 판매망을 연결해 한 시장에서 성과를 낸 제품을 다른 국가로 확산하는 교차 유통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이다.

향후에는 자체 계열사 제품뿐 아니라 다른 뷰티 업체의 상품까지 해외에 공급하는 플랫폼 사업으로 보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구조가 안착하면 추가 인수 없이도 취급 상품과 지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천 대표가 화장품 유통업으로 뷰티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지 10여 년. 구다이글로벌은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커졌다. 이제 관건은 속도보다 관리다. 단기간에 늘어난 계열사들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려 판매 채널과 고객층을 차별화해야 한다. 일본과 북미를 중심으로 구축 중인 판매망에서 성과를 내는 것도 과제다.

천리마를 알아보는 것과 여러 천리마를 한꺼번에 달리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천 대표가 지난 10년간 품은 회사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끌지가 구다이글로벌의 다음 성적표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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