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 고치는 조선 최고의 물, 오전약수 이나리 출렁다리, 범바위 전망대 산수 절경 영주호·무섬마을 지나 소백산 여우 만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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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 무섬마을. / 지엔씨이십일 제공
낙동강과 내성천이 흐르는 경북에 들어서니 산은 높아지고 길은 굽어진다. 물길이 만들어낸 자리에 이야기가 기다린다. 봉화에서 영주로 이어지는 여행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깊은 산에서 솟는 약수 한 모금으로 시작해 낙동강을 굽어보고, 호수와 물돌이 마을을 지나 소백산 자락에서 여우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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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 오전약수관광지. / 지엔씨이십일 제공
물길을 따라간 봉화 물야면에는 오전약수관광지가 있다. 오전약수는 조선 성종 때 한 보부상이 발견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약수다. 당시 조선 팔도의 약수대회에서 가장 좋은 약수로 인정받았다고 전해진다. 조선 중종 때 풍기군수를 지낸 주세붕은 이 물을 두고 '마음의 병을 고치는 좋은 스승에 비길 만하다'고 칭송했다고 한다.
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였다면 주변도 천천히 둘러볼 만하다. 봉화군은 보부상을 주제로 정원을 꾸미고 조형물을 설치해 약수터에 새로운 볼거리를 더했다. 옛 관리사무소를 고친 카페에서 잠시 차를 즐길 수 있다. 부근에서는 오전약수로 요리한 닭백숙을 찾아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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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정자문화생활관. / 지엔씨이십일 제공
다시 길을 따라 이동하면 봉화정자문화생활관에 닿는다. 산 좋고 물 좋은 봉화는 예부터 정자가 많은 고장이다. 산과 계곡이 빚은 풍광 속에 선비들은 정자를 짓고 자연을 벗 삼아 학문과 풍류를 즐겼다. 봉화정자문화생활관은 청암정과 석천정사 등으로 대표되는 봉화의 누정문화를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전시관에서는 정자의 건축 구조와 원리부터 누정에 얽힌 문학과 산수화, 옛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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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출렁다리. / 지엔씨이십일 제공
봉화의 산과 물을 보다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이나리 출렁다리에도 가본다. 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는 이나리강변에 놓인 다리를 건너며 주변 산세와 물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산줄기 사이를 흐르는 물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범바위 전망대로 발길을 옮겨 이 지역의 자연 경관을 계속 감상해볼 수도 있다. 이곳에서는 낙동강 풍경이 절정에 이른다. 굽이치는 강물과 겹겹의 산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낙동강이 크게 휘돌면서 만들어낸 물돌이 풍경과 강을 감싸는 황우산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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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바위전망대. / 지엔씨이십일 제공
'범바위'라는 이름에는 옛이야기도 숨어 있다고 한다. 고종 때 선비 강영달이 선조의 묘소를 바라보며 절하다 만난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았다는 이야기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전망대 옆 바위에는 이를 떠올리게 하는 호랑이 조형물도 서 있다. 이곳에서는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선유교까지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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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호 용마루공원. / 지엔씨이십일 제공
이제 영주로 발길을 돌린다. 영주에서도 물을 만난다. 영주호는 산줄기 사이로 잔잔한 물이 깊숙이 들어와 빚은 자연스러운 풍경을 품고 있다. 영주호 용마루공원은 호수의 섬들을 다리로 연결해 걸을 수 있도록 꾸몄다. 물을 바라보며 산책하기 좋다. 영주댐 건설로 폐역이 된 옛 평은역도 복원돼 있다. 한때는 이곳에 사람들이 살았던 마을과 길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잠시 감상에 빠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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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섬마을. / 지엔씨이십일 제공
영주의 물 이야기는 무섬마을로 이어진다. 문수면 수도리에 자리한 무섬마을은 내성천이 삼면을 감싸 흐르는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는 뜻의 수도리(水島里)를 우리말로 부르던 '물섬'에서 무섬이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한다. 강가에는 은빛 백사장이 펼쳐지고 그 안쪽으로 고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1666년 반남 박씨가 처음 터를 잡은 뒤 선성 김씨가 들어와 혼인을 맺으면서 두 집안의 집성촌이 됐다. 마을 골목에는 100년 넘은 고택과 경북 북부 양반가의 전형적인 'ㅁ'자형 가옥이 남아 있다. 낮은 담장과 기와지붕, 내성천과 백사장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무섬마을 여행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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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소백산여우생태관찰원. / 지엔씨이십일 제공
물길 여행에 색다른 재미를 더하자면 소백산 자락의 여우 생태관찰원에 가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토종여우와 만난다. 한때 한반도 곳곳에 살았지만 개체수 감소로 위기에 처한 여우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복원사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여우복원사업은 원종 확보와 증식, 야생적응훈련, 방사 등의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생태계 건강성 및 지속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여우 생태관찰원에서는 전문해설사와 함께 생태학습장을 돌아보며 여우의 생태와 복원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