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법인 안착 과제…‘내실 다지기’ 집중
글로벌그룹 신설·외부 전문가 수혈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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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 행장은 당분간 추가 진출에 속도를 내기보다 신규 법인의 조기 안착과 기존 해외 법인의 수익성 제고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해외 법인의 실적 변동성이 커진 데다 금융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외형 확대 못지않게 수익성과 내부통제 역량을 함께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자금운용과 리스크관리 분야를 두루 거친 장 행장은 글로벌 조직을 재편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경영·관리 역량을 보강해 해외사업의 실적 개선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베트남은행은 지난 25일 공식 영업을 시작했다. 기업은행이 2008년 호치민 지점을 개설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지 18년, 베트남 금융당국에 현지법인 설립을 신청한 지 9년 만이다. 법인장은 박경일 IBK베트남은행 설립준비위원장이 맡았다.
기업은행은 우선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베트남 법인의 영업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뿐 아니라 베트남 로컬기업을 대상으로 여신·외환·스타트업 지원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베트남 법인은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한 공급망 금융을 초기 핵심 수익모델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법인 출범을 계기로 기업은행의 글로벌 사업 전략은 외형 확대에서 내실 강화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그동안 싱가포르 지점 설립과 인도 추가 거점, 폴란드를 축으로 한 유럽 권역 확대 등을 검토해왔지만, 당분간은 최근 설립한 폴란드·베트남 법인의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판단이다.
사업 전략이 변화한 배경에는 과거보다 변동성이 커진 해외 법인 실적이 있다. 기업은행의 해외 법인 합산 순이익은 2024년 555억원에서 지난해 178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17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다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년 동기(246억원)와 비교하면 주춤한 모습이다. 폴란드·베트남법인에서 초기 투자 비용 등으로 약 9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거점을 추가할수록 인력·전산·영업 인프라 구축 비용이 겹칠 수 있는 만큼, 우선 기존 법인의 수익 기반을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기존 해외 법인의 성장세가 둔화된 점도 부담이다. 기업은행의 최대 해외 법인인 중국법인 순이익은 2023년 381억원에서 2024년 327억원, 지난해 269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현지 외부 대출 플랫폼이 차주의 원리금 상환금을 유용하는 금융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장 행장은 조직과 시스템부터 돌아보고 있다. 지난 7월 장 행장 체제 첫 조직개편에서 기존 글로벌·자금시장그룹에서 글로벌 기능을 분리해 글로벌사업그룹을 신설하고, 정광석 부행장을 초대 그룹장으로 선임했다. 정 부행장은 전략·자금·글로벌 관련 업무 경험을 갖춘 인물로, 해외사업의 신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인도네시아법인에는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를 투입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장지규 신임 법인장을 공개채용 방식으로 선임했다. 장 법인장은 KB국민은행 등에서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기업은행은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현지 영업력을 높이는 동시에 건전성 관리도 강화해 인도네시아법인의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우선 신설 법인의 조기 안정화와 내실화에 집중하고, 이후 신규 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현지 영업 기반 확대와 건전성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우량자산 중심으로 수익성 제고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