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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비만약 시대 열렸지만…업계는 벌써 ‘포스트 GLP-1’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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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10. 0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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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에페' 허가로 국산 비만약 등장…국내 경쟁 예고
'먹는 알약'부터 '월 1회 주사'까지…제형 혁신 속도전
체지방만 빼고 근육은 유지…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
단순 체중 감량 넘어 대사질환 통합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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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내 45호 신약이자 첫 GLP-1 계열 국산 비만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며 국산 비만 치료제 시대의 막을 열었다. 하지만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의 시선은 이미 다음 GLP-1 시장으로 옮겨갔다. 기존 GLP-1 단일제 주사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를 비롯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1세대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는 시장에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로 대체되고 있다. 삭센다는 매일 맞아야 하거나 체중 감량 효과도 5~10% 수준이라는 한계 때문이다. 업계의 관심은 투여의 번거로움, 투약 중단 시 요요 현상, 체중 감량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손실 등을 개선할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이동했다.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분야는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제형의 다변화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는 알약 형태의 경구용 치료제는 출시돼 처방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필'과 일라이 릴리의 '파운데요'가 있다. 해외 경구용 GLP-1 치료제는 식약처 심사를 거쳐 내년 국내 시장에도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맞불을 놓고 있다. 대원제약은 약물 흡수율을 끌어올린 경구용 비만 치료제 'DW-5324'를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은 'ID110521156'을 내년 1분기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추진한다.

투약 주기를 늘린 '장기 지속형 주사제(롱 액팅)'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암젠이 월 1회 투여 방식의 '마리타이드(성분명)'로 후기 임상에 들어가며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인벤티지랩과 손잡고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월 1회 주사제 'IVL3021'을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티온랩테라퓨틱스와 장기 지속형 제형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투지바이오와 손잡고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플랫폼 특허 출원을 마친 알테오젠도 월 1회 투여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중·삼중 작용제 개발도 한창이다. 단순한 식욕 억제를 넘어 체지방만 선택적으로 줄이고 근육량은 보존하는 이중·삼중 작용제는 차세대 비만 치료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이 제넨텍에 기술이전한 비만 치료제 'HM17321'은 체중 감량 시 근손실을 막고 지방을 감량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미국 임상 2상 중인 'HM15275'는 GLP-1·GIP 수용체에 이어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타깃하는 삼중작용제로 개발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계열사 메타비아를 통해 GLP-1·글루카곤 이중작용제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치료 패러다임의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비만을 단순한 체중 감량 대상이 아닌, 대사 질환 전반을 조절하는 근본적인 치료 개념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비만 치료제의 적응증을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심뇌혈관 질환, 만성 신장병 등 복합 대사질환으로 넓히고 있다. JW중외제약이 외부에서 도입한 '보팡글루타이드'는 2주 1회 피하주사 제형으로, 비만 치료제 개발과 함께 최근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국내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며 적응증 확장에 나섰다. 한미약품은 비만 프로젝트인 'H.O.P'를 강화하는 동시에 제2형 당뇨병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GLP-1의 미래를 둘러싼 패러다임 전환은 오는 28일 열리는 국내 최대 바이오 컨벤션 'BIX 2026'에서도 핵심 화두로 다뤄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GLP-1 계열 약물이 만성 염증을 줄이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추가적인 효과에 주목하면서 최근에는 항노화 영역까지 기초 연구가 활발히 확장되는 추세"라며 "차세대 치료제로의 세대교체 속도가 생각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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