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역대 최대 실적 전망에도… 해킹·증시 조정에 금융주 뒷걸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61012010002967

글자크기

닫기

채종일 기자

승인 : 2026. 10. 11. 17:29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지난달 말 해킹 사태 후 주가 5.4% 하락
증권 거래대금 감소… 반등 동력 약화
신뢰 회복 동시에 수익성·주주환원 과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금융권을 덮친 연쇄 해킹 사태로 내부통제와 고객 신뢰에 대한 우려까지 불거지면서다. 실적 개선 기대에도 금융지주를 둘러싼 주가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는 모습이다.

주가 반등을 이끌 실적 모멘텀도 상반기보다 약해지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의 자산 성장 여력이 제한되는 데다 상반기 호실적을 이끌었던 증권 계열사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도 거래대금 감소로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들로서는 정보보호 체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과 주주환원 여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신한금융의 주가는 정규장 종가 기준 9만9500원으로 마감하며 두 달여 만에 10만원 선 아래로 하락했다. 8월 말(10만8900원)과 비교하면 8.6% 내린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주가는 8.8%, KB금융은 6.1%, 우리금융은 4.3% 각각 떨어졌다. 4대 금융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6.9%로,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2.8%)을 4.1%포인트 웃돌았다. 금융주가 전체 증시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셈이다.

특히 금융권의 연쇄 해킹 사태가 불거진 9월 말 이후 낙폭이 확대됐다. 4대 금융의 주가는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평균 1.6%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9월 말부터 이달 8일까지는 불과 일주일여 만에 5.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3.1%)보다 2.3%포인트 큰 낙폭이다. 증시 전반의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권의 잇단 정보유출 사고로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말부터 잇따라 발생한 해킹 사고로 신한은행에서는 고객 2만5727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KB국민은행에서도 고객 99명과 임직원 20명 등 119명, 하나은행에서는 고객 89명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 우리은행 역시 유사한 공격 시도가 포착됐지만 현재까지 정보유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확인될 정보보호 체계의 취약 정도와 사고 이후 고객 신뢰 및 영업 기반에 미칠 영향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주저앉은 주가를 반등시킬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4대 금융 모두 올해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분기별 이익 증가세는 둔화되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4대 금융의 3분기 합산 당기순익 전망치는 5조6319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한 수준이지만, 지난 1분기와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 11.4%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익 개선세가 크게 약해진 모습이다.

가장 큰 변수는 상반기 호실적을 견인했던 증권 부문이다. 상반기에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개인투자자 주식 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 계열사들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4조6957억원으로 지난 2분기(55조9269억원) 대비 40%가량 줄었다.

증권 부문의 이익 감소를 은행이 상쇄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10개 금융지주 소속 금융투자 계열사의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8% 급증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와 보험사도 각각 36.8%, 6.5% 증가했지만 은행 부문은 순익이 7.9% 감소했다. 금융지주 전체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진 만큼 증시 위축에 따른 실적 변동에도 취약해진 셈이다.

3분기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하면서 은행의 이자마진 개선 기대가 커졌지만, 대출 성장 제약과 자금 조달비용 상승 등이 수익성 개선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 속에 은행들이 대출자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9월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80조834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2852억원 감소하면서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업대출 확대가 이자이익을 일부 뒷받침하고 있지만,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까지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지주의 주가 하락은 현재 실적보다는 앞으로의 이익 전망과 이익의 질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해킹 사태는 단기적인 주가 하락 요인인 동시에 금융회사들의 위험관리 비용과 경영 부담을 높이는 중장기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종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