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 |
강경화 주미한국대사의 국정감사 발언은 한미 관계의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그는 한미 정보협력이 양국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현안이며, 미국이 제기한 문제가 기대만큼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악관 등 미 고위급과의 협의는 자신도 답답할 정도로 원하는 만큼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외교 현장에서 나온 이런 증언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늘 이상 없다는 말을 되풀이해 온 정부가 정작 미국의 핵심 의사결정권자들과 얼마나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불신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전날 기자들을 만나 그렇게 말했다.
강 대사는 지난달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정보협력 문제를 제기했다고 확인했다. 정 장관의 북한 핵시설 관련 발언도 논란 배경으로 거론됐다고 한다.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동맹에서 신뢰는 말이 아니라 일관된 정책 조율과 보안 원칙 준수로 쌓인다. 정보 관리와 정책 판단을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안보 협력, 나아가 양국 관계 모든 분야의 근본적 신뢰와 직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거론되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11월 아시아 방문에서 김정은과의 만남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열어두고 있기는 하다. 북미 정상회담 자체는 환영할 일이지만, 한미의 정보협력과 고위급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열리는 회담은 자칫 대한민국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한국 패싱' 상황이라면 당연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처럼 "자칫 잘못하면 국가 간 이익 경쟁에서 우리 국익을 희생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북한과 미국이 직접 협상하는 동안 한국이 소외되는 상황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굴종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되풀이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 국익 확보에 책임 있게 대응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백악관과 고위급 협의 채널을 즉각, 그리고 실질적으로 복원해야 한다. 정부는 멋있어 보이는 수사는 국민 안전과 이익을 절대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외교의 당당함은 국내 여론을 의식하기보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국익을 지켜내는 전략과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