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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베트남 현지법인 출범…“중소기업 성장 페이스메이커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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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0. 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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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2017년 이후 외국계 은행법인 신규 인가 첫 승인
장민영 행장 “현지 공단 중심 영업망 확대”…한국 기업·베트남 중소기업 금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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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IBK베트남은행 출범식에서 장민영 IBK기업은행장(가운데 오른쪽), 팜 꽝 중 베트남중앙은행 부총재(가운데 왼쪽)와 이미연 주베트남한국대사(왼쪽 끝에서 다섯번째)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오늘 행사장으로 오면서 도로 위를 달리는 빈패스트(VinFast) 차량들을 유심히 봤습니다. 근사한 완성차 한 대가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중소기업의 뛰어난 부품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13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IBK베트남은행 출범식. 축사에 나선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은 베트남 토종 자동차기업 빈패스트를 화두로 꺼냈다. 완성차 산업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부품·소재기업을 언급하며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된 기업은행의 현지 사업 방향을 설명한 것이다.

장 행장은 "베트남 경제를 이끄는 진정한 힘 역시 이러한 유망 중소기업의 생태계에 있다"며 "IBK만의 차별화된 중소기업 금융 전문성으로 베트남의 유망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든든한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이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현지법인인 IBK베트남은행(IBK VIETNAM)의 공식 출범식을 개최했다. 2017년 7월 베트남 중앙은행(SBV)에 현지법인 설립을 신청한 지 9년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팜 꽝 중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와 이미연 주베트남 한국대사,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고태연 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 회장, 양모세 하노이한인회 회장 등 양국 금융·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3월 24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 및 영업을 위한 본인가를 취득했다. 이어 4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하노이에서 개최된 한·베 금융협력포럼에서 인가증 수여식을 가졌다. 자본금 7조3000억 동(약 3789억 원) 규모의 IBK베트남은행은 하노이 경남 랜드마크72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박경일 초대 법인장이 이끌고 있다.

이번 출범으로 베트남의 100% 외국계 은행법인은 10곳으로 늘어났다. 한국계 은행으로는 신한베트남은행과 우리베트남은행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함께 베트남에 가장 많은 100% 외국계 은행법인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기업은행의 현지법인 설립은 베트남 정부가 외국계 은행의 신규 진입을 엄격하게 제한해온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베트남은 2017년 9월 싱가포르 유나이티드오버시즈은행(UOB)에 현지법인 설립을 허가한 이후 약 9년 동안 100% 외국계 은행법인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베트남 정부는 2018년 8월 외국계 은행의 신규 독자법인 설립을 추가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당시 브엉 딘 후에 부총리는 호치민시에서 열린 기업 인수·합병(M&A) 포럼에서 외국은행의 신규 현지법인 설립보다는 부실한 베트남 상업은행 인수를 장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국 은행의 구조조정 과정에 외국 금융자본을 활용하겠다는 취지였다.

기업은행은 2008년 호치민지점과 2013년 하노이지점을 개설해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베트남 전역으로 확대되는 한국 기업의 금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영업망 확충이 필요했다. 기업은행은 장기간 이어진 인가 절차에서 한국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등 관계기관의 지원을 받았다.

이미연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이날 축사에서 "베트남 정부의 엄격한 외국은행 법인 인가 정책 속에서 이루어진 이번 출범은 기업은행장과 임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만든 결실이자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견고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잘 보여주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사는 한국이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자 3위 교역 상대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기업은행의 역할에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기업은행은 지난 60여 년간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성장과 함께하며 정책금융 분야에서 전문성과 노하우를 축적해 온 대표적인 국책 금융기관"이라며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물론 경쟁력 있는 현지 기업에도 촘촘하고 안정적인 금융을 공급해 양국 산업의 상생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금융당국도 기업은행에 자국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 개선과 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지원해 줄 것을 주문했다. 팜 꽝 중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는 축사에서 "베트남에서는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약 97%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대출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기업 금융 분야에서 65년의 경험을 갖춘 기업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 기업뿐 아니라 베트남 기업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부품·소재 등 지원산업 기업과 한국 투자기업의 공급망에 참여하는 기업을 지원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를 통해 베트남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역내 및 글로벌 가치사슬에 더욱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한국의 대베트남 투자 확대에 따라 형성된 제조업 공급망에 베트남 현지 기업의 참여를 늘리려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은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국으로, 누적 등록 투자액은 약 1000억 달러(134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도 베트남 통계 기준 약 895억 달러(120조 1985억 원)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현지법인 출범을 계기로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한국계 기업과 베트남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외환거래와 국제팩토링, 국제결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참여 등 추가 업무를 승인받아 무역금융과 국제결제 서비스를 확대할 기반도 마련했다.

이미 베트남 시장에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해 HSBC, 스탠다드차타드, UOB 등 외국계 은행들이 현지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금융과 공급망 금융 분야에서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지가 향후 현지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장 행장은 "IBK베트남은행은 주요 공단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물론 경쟁력 있는 베트남 현지 기업들과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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