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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가 바꾼 배터리 시장…삼성SDI·LG엔솔, BBU로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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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윤 기자

승인 : 2026. 10. 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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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내년 원통형 LFP 양산 추진
LG엔솔, UPS·BBU 제품군 확대 전략
[삼성SDI] DCWA 사진3
삼성SDI 임직원 모델이 BBU용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삼성SDI
국내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AI 서버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배터리백업유닛(BBU)과 무정전전원장치(UPS),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AI 인프라용 제품군을 확대하며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로 확장해 수요처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르면 2027년 2분기부터 AI 서버용 원통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말레이시아 스름반 제2공장에 BBU용 LFP 양극 극판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삼원계 배터리 생산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되 소재 혼입을 방지하기 위한 일부 장비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신규 설비 투자 부담을 낮추면서도 고객사의 가격·성능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한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DCWA) 2026'에서 차세대 원통형 LFP 배터리를 처음 공개했다. 독자적인 구조 기술을 적용해 출력과 용량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기존 고출력·고용량 삼원계 원통형 배터리에 LFP 제품을 추가해 고객사별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중요한 시장이다. BBU는 정전이나 순간적인 전압 저하 등 전력 이상이 발생했을 때 서버 가까이에서 즉각적으로 전력을 공급해 장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반면 UPS는 정전 시 일정 시간 전력을 공급해 서버와 주요 설비의 연속적인 운영을 지원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인프라가 고도화하면서 서버 단위의 BBU부터 시설 전체의 UPS, 대규모 전력망용 ESS까지 배터리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시장 성장성도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용 BBU 시장 규모는 2025년 3억4900만달러에서 2032년 18억6200만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7년간 약 5.3배 성장하는 것으로, 연평균 성장률은 27.3%에 달한다. AI 모델의 고도화와 서버 집적도 상승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는 배터리의 중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6'에서 LFP 기반 차세대 JP6 UPS용 랙 시스템과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한 BBU 솔루션을 공개했다. UPS와 BBU에 적용되는 배터리 제품군을 함께 선보이며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 대응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ees 유럽 2026'에서는 AI 데이터센터용 통합 배터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전력망용 ESS부터 UPS, BBU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하는 LFP 셀을 적용한 전력망용 ESS 시스템과 차세대 JP6 UPS 랙 시스템, 고성능 서버용 2170 BBU 등을 통해 다양한 전력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양사의 접근법에는 공통점이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확보한 셀 설계와 생산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데이터센터의 용도와 고객사 요구에 맞춰 제품군을 세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SDI가 기존 생산설비 활용과 LFP 제품 추가를 통해 양산 기반을 확대하려 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ESS부터 UPS·BBU까지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 대응 범위를 넓히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객사별 인증과 성능 검증을 거쳐야 하고, 높은 출력과 안전성, 장기간 안정적인 공급 능력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와 다른 제품 규격 및 운영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추가 투자와 개발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 선점뿐 아니라 양산 효율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중심으로 형성됐던 배터리 시장의 수요처가 AI 인프라로 다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한 투자 효율성 확보와 고객사 요구에 맞춘 제품 다변화, 안정적인 공급 역량 구축이 향후 시장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고 말했다.
김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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