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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맺었는데도 ‘EU산’ 불인정 우려…자동차·철강에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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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10. 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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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 원안은 한국산 동등대우 가능성 열어둬
유럽의회 보고관 초안 별도 심사 제안…의원 9명 설득
자동차는 조립·부품 원산지, 철강은 저탄소 기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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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연합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지만, 한국산 부품이 EU의 공공조달과 산업 지원에서 EU산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EU 집행위원회가 산업가속화법(IAA) 원안에 FTA 체결국의 동등대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유럽의회 보고관들은 별도 조건을 충족한 국가에만 이를 허용하는 수정안 초안을 내놨다.

FTA를 맺고도 유럽 시장에서 역내산 장벽에 부딪힐 수 있는 셈이다. 법안의 최종 문구에 따라 한국 자동차·배터리·철강·원전 기업의 현지 사업 여건도 달라질 수 있어 정부의 대유럽 설득전이 분수령을 맞았다.

2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장희 신통상전략지원관은 지난 20~21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유럽의회 의원 9명과 잇달아 만났다. 산업가속화법을 심의하는 내부시장·소비자보호위원회, 국제통상위원회, 산업·에너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하고, 공공조달과 공공지원 전반에서 한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의원들을 직접 찾은 이유는 입법 과정에 있다. EU 집행위가 지난 3월 제안한 산업가속화법은 공공 자금이 투입되는 일부 사업에서 역내산 제품과 저탄소 제품의 사용을 늘리는 내용이다. 집행위 원안에는 관련 협정을 맺은 제3국의 제품을 일정 범위에서 EU산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조항이 담겼다. 한국으로서는 한·EU FTA가 자국산 부품의 시장 접근을 지키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원안 역시 조건에 따라 제3국을 동등대우 대상에서 제외할 여지를 두고 있다.

유럽의회 보고관들의 접근은 더 엄격하다. 이들이 지난 9월 내놓은 수정안 초안은 FTA나 정부조달협정 체결만으로 동등성을 자동 인정하지 않고, 실질적인 시장 개방과 EU의 경제안보 등에 관한 조건을 따져 대상국을 정하도록 제안했다. 이는 보고관들의 초안으로, 유럽의회가 확정한 입장이나 시행 중인 법은 아니다. 다만 관련 수정안이 채택될 경우 EU를 대상으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영향을 가장 구체적으로 따져볼 분야는 자동차다. 집행위 원안은 공공기관이 구매하거나 지원하는 일부 전기차·수소차 등에 EU 역내 조립과 부품 원산지 요건을 제시한다. 일반적인 차량의 EU 판매 전체를 제한하는 조항은 아니다. 원안의 공공조달 대상 차량 기준에는 역내 최종 조립,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 가격의 일정 비율 충족, 배터리 셀 등 핵심 부품 요건이 포함돼 있다. 한국산 부품이 동등성을 인정받더라도 차량의 역내 조립 요건은 별도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배터리 업계도 완성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나눠 살펴야 한다. 완성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소재는 차량의 조달·지원 요건과 연결된다. 별도로 집행위 원안은 공공조달 대상 배터리 저장장치에 대해 시행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배터리관리시스템과 셀 등 주요 구성품의 역내산 요건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제안했다. 국내 업체의 유럽 현지 공장에서 만든 셀과 한국에서 공급한 소재가 각각 어떻게 인정되는지가 실질적인 쟁점이다.

철강에는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집행위 원안은 건설·인프라·자동차에 쓰이는 공공조달 대상 철강의 일정 물량을 저탄소 제품으로 채우도록 제안했지만, 그 철강 전체에 EU산 원산지 요건을 함께 붙이지는 않았다. 만약 EU산 원산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경우, 철강업계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지난 15일 출범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를 통해 업계와 공동 대응하고 있다. 김 신통상전략지원관은 "한국은 EU의 산업경쟁력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해 온 핵심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민관합동 TF를 중심으로 연쇄 고위급 및 민관합동 아웃리치를 집중 전개하여, EU 입법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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