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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AI 시대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 경쟁력 긴급 점검 및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2021년부터 최근 5년간 국내에서 해외로 이동한 가상자산 규모가 약 700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국내로 다시 유입된 자금도 있지만, 누적 유출 규모만 놓고 보면 상당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국내 거래소의 현물 거래가 위축되는 사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무기한 선물 거래소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가 허용되지 않는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관련 상품이 활성화되면서 해외 플랫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2025년 기준으로만 약 5조원 정도의 수수료 이익이 해외 비인가 거래소에 돌아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2026년에는 시장 침체로 상반기 약 1조6000억원, 하반기 약 1조~2조원 정도가 해외 사업자들의 수수료로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앙화 거래소를 넘어 탈중앙화 거래소로 투자자 이동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하이퍼리퀴드 같은 곳에서는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용자 수와 거래량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며 "2026년 7월 기준 월별 거래대금이 약 7조400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는 같은 달 국내 주요 5대 거래소의 거래량을 모두 웃도는 규모다.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해외 서비스 이용도 확대되고 있다. 김 대표는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 플랫폼에서 한국인 이용자의 누적 베팅 규모가 약 636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해외 가상자산 충전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크립토 선불카드 역시 국내에서 약 3만8000건의 앱 다운로드가 이뤄졌으며 월간 사용액은 약 1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해외 플랫폼을 통한 결제와 금융 활동이 확대되면서 국내 규제 체계의 관리 범위를 벗어나는 거래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투자자 이탈이 아니라 국내 시장이 수요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정도 되고 한때는 달러를 넘어서는 정도의 열띤 투자를 했던 국가"라면서 "글로벌 거래소와 달리 국내 시장은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돼 기관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인베이스의 경우 거래액의 약 80%가 기관투자자 자금인 반면 국내는 아직 법인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며 "오히려 해외로 더 많은 수수료가 지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자산운용 자금의 5%, 연금 등 공적 영역 자금의 2%만 가상자산 시장으로 들어오더라도 약 82조원의 운용자산(AUM)을 달성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파생되는 금융서비스 사업자들의 매출은 약 5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법인 투자 허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파생상품 거래 역시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제도권 안에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비영리기구와 투자기업, 일반기업까지 단계적으로 법인 계좌 설립과 이용을 허용하는 로드맵을 이행해야 한다"며 "국내에서 관련 상품 출시를 막더라도 온체인에서는 너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 철저한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안전한 사업자들이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열린 생각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산의 이동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투자자와 기업이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을 선택하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며 "해법은 자산의 이동을 막는 것이 아니라 국내 시장을 선택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는 충분히 보호하고 기업은 예측 가능한 규칙 안에서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해외로 이동하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유도하려면 규제 완화만큼이나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다소 미진하더라도 일단 합의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되도록 빨리 통과시키자"며 "가능하면 12월 중 통과시키는 것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