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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프라인 유통의 진정한 승자, 편의점과 백화점의 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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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1. 0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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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
2023년 처음으로 국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유통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후 지난해에는 59%까지 상승했다. 올해는 60%대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커머스는 국내 유통시장의 핵심 업태가 됐다. 빠른 배송을 무기로 시장에 침투한 온라인 유통은 유통시장의 지각변동을 이끌며 오프라인 유통에 위기를 안겼다. 부진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업태별로 취한 대응 전략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선두는 대형마트로, 17.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지켰다. 당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약 28조원 규모였으며 점포 수는 420여개에 달했다. 시·군 단위 도시마다 2~3개 점포가 있던 시절이다. 2020년 정점을 찍었던 대형마트 매출은 2023년 3위로 내려앉았고, 그 자리는 편의점과 백화점이 차지했다.

대형마트가 위기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피지기의 교훈을 놓친 두 가지 지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국내 유통시장 장악에 따른 상품 판매가격 우위를 과신했다. 유통업에서 시장 규모가 큰 업체는 압도적인 매입량을 기반으로 공급업체와의 협상에서 막강한 교섭력(Buying Power)을 갖고, 이를 통해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대형마트는 그간의 시장 지배력을 믿고 브랜드와 제조기업이 언제까지나 대형마트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뼈아픈 패착이었다.

두 번째는 온라인 유통이 약점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는 점이다. 온라인 유통의 강력한 경쟁력은 가상 공간에 상품을 진열해 점포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절감하고, 이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초기 온라인 유통은 최소 1박 2일의 배송 기간으로 고객의 수요를 적시에 충족시키는 데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쿠팡이 꾸준히 국내에 대규모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건설한 끝에 수만 가지 상품이 충분히 낮은 가격으로 당일, 더 나아가 새벽 배송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의 혁신을 과소평가한 대형마트의 판단은 또 다른 패착으로 볼 수 있다.

오프라인 유통의 다른 플레이어들은 대형마트의 행보와 어떤 차이를 보였을까? 2025년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편의점은 점유율 14.8%를 기록하며 선두에 올랐다. 1982년 롯데쇼핑이 서울 중구 신당동에 롯데세븐이라는 첫 편의점을 연 지 44년 만의 일이다.

편의점은 어떻게 오프라인 유통 1위에 올랐을까? 편의점은 불과 15여년 전만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매업태가 아니었다. 단지 주택가, 학원가, 상업지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편의품을 판매하거나 다른 소매점이 영업하지 않는 심야 시간의 급한 수요를 담당하는 정도였다. 당시 편의점의 가장 큰 매출 품목은 담배였으며, 경쟁 상대는 담배를 파는 동네 구멍가게였다. 당시 편의점의 위치에서는 매출 확대도, 이익 증대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때 편의점은 시장 내 위치를 재설정하고 경쟁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경쟁 상대를 구멍가게에서 식당, 주점, 카페 등 인접한 소상공인 업태 전반으로 넓히며 시장 확대 전략을 꾀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편의점 도시락과 맥주 4개 1만원 행사, 저렴한 아메리카노 커피다. 소상공인 시장 공략 전략이 안착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였고, 점포 수도 빠르게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2024년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5000개를 넘어서며 편의점 왕국인 일본의 편의점 수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5만3000여개 편의점이 운영 중이며 집과 직장에서 문을 열고 나서면 바로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편의점의 접근성은 빠른 배송으로 침투하는 이커머스의 공격을 막는 결정적인 방어막이 됐다. 필자는 편의점 업태가 당분간 국내 유통시장의 주류로 자리할 것이며, 막강한 시장 점유율을 무기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까지 위협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으로 주목할 유통업태는 백화점이다. 2024년에는 오프라인 유통 1위였으나, 2025년에는 0.6%포인트 차이로 편의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편의점과 백화점은 백중지세를 이루며 왕좌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백화점은 세계 최초로 등장한 현대식 유통업태로, 우리나라에는 1930년 지금의 신세계백화점 본점 자리에 미쓰코시백화점 경성점이 처음 들어섰다. 백화점은 오랜 운영 역사에 걸맞게 국내 유통시장을 1990년까지 주도했다.

잘나가던 백화점에 첫 번째 위기를 안긴 것은 대형마트다. 백화점식 VMD(Visual Merchandising)와 서비스로 무장한 대형마트가 저렴한 가격으로 장보기 시장을 공략하고, 여기에 패션과 잡화 카테고리까지 확대하며 백화점을 위협했다. 오랫동안 지켜온 국내 유통시장 1위 자리를 대형마트에 내어준 후에는 신생 업태인 이커머스가 저렴한 패션 상품을 무기로 백화점을 위협했다.

유통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도 많은 백화점이 이미 온라인 유통의 침투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국내 백화점업계에서도 유통 선진국의 상황을 지켜보며 상당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은 2026년 현재 어떻게 다시 왕좌를 노리고 있을까? 백화점은 이커머스와 대형마트가 제공하기 어려운 차별적인 공간 경험과 체험에 주목했다. 기존의 층별 의류 매장을 과감히 줄이고 패션 판매 중심에서 먹고 즐기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전 세계와 전국의 맛집을 유치하고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열며 다채로운 휴게 공간을 넓혔다.

최근 국내 백화점은 지역의 대표적인 쇼핑 명소로 자리매김하며 관광과 쇼핑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 올해의 미디어 파사드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들뜬 기대감이 이제 우리에게는 일상이 됐다. 관광객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세계적인 쇼핑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경쟁 업태들이 백화점의 강점을 따라잡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으므로 백화점 또한 지금의 아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유통의 성장과 팬데믹 등 같은 시기를 거쳐온 오프라인 업태들이 받아든 성적표가 이렇게 달라진 것은 변화를 얼마나 면밀히 관찰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강점을 얼마나 갈고닦았는지에 따라 판가름 난 것으로 보인다.

오늘도 편의점과 백화점은 오프라인 유통의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과 변화를 꾀하고 있다. 편의점은 식품과 화장품, 의류 등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한 특화매장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배달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 주문 후 1시간 안에 배송하는 퀵커머스에도 힘쓰고 있다. 포화 상태인 편의점 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다른 업태로 전선을 넓힌 것이다.

백화점은 지역 내 명소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소형 점포는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대형 점포를 더욱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의 우위를 확실히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대형마트는 생활용품과 패션 카테고리를 과감히 줄이고 식품에 집중하면서 나머지 공간을 타사 브랜드와 외식업체로 채우며 뒤늦은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세기 아날로그 시대의 유통은 선진국의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변화가 점차 가속화되고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더 이상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작동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는 급변하는 소비자 수요와 기술 발전이라는 변화의 파도를 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오프라인 시장 안에서의 크고 작은 경쟁이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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