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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I 시대, 공공행정도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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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1. 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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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가시 대표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놀라울 때가 많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람이 직접 작성해야 했던 보고서나 자료를 이제는 AI가 몇 분 만에 정리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찾아준다. 기업들은 이러한 기술을 업무에 적극 활용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이제 AI는 일부 전문가나 대기업만의 기술이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현실적인 수단이 됐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업무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전자결재와 온라인 민원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행정의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실제 업무 현장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사람이 직접 처리해야 하는 일이 적지 않다. 여러 시스템에 같은 자료를 반복 입력하거나, 각종 통계와 실적을 취합하고, 필요한 규정과 문서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을 사용한다. 디지털 행정이 자리 잡았다고는 하지만, 업무 방식까지 충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앞으로 공공기관이 감당해야 할 업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복지 수요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자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반면 인력과 예산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다. 결국 기존의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AI는 행정 현장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일정한 절차에 따라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자료 입력이나 실적 취합, 정기적인 보고 업무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기관은 정해진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업무가 많은 만큼, 이러한 작은 변화만으로도 업무 효율을 높일 여지가 크다.

AI의 활용 가능성은 단순히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필요한 자료를 찾고 내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많은 내부 규정과 업무 지침, 과거 사업 자료 가운데 필요한 정보를 찾아 정리하거나 관련 문서를 비교하고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식이다. 직원들이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데 쓰던 시간을 줄이고, 보다 중요한 검토와 판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행정 자료와 업무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자료가 부서별로 흩어져 있거나 담당자가 바뀌면서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러한 자료를 업무에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행정의 연속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신규 직원이나 인사이동으로 업무를 새롭게 맡은 직원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

물론 공공부문의 AI 도입은 민간기업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와 내부 행정자료를 다루는 만큼 보안이 중요하고,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도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외부 서비스에 모든 자료를 맡기기보다는 기관의 보안 환경과 업무 특성에 맞는 활용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행정 판단의 근거와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사람이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AI 도입을 거창한 사업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모든 업무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직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일부터 살펴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하는 자료 입력이나 문서 검색, 실적 취합과 같은 업무에서 작은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쌓이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민원 처리와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지금까지 공공행정의 디지털 전환이 종이 문서를 전산화하고 행정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업무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실제 업무에서 편리하게 활용하고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AI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오히려 반복적인 업무를 줄여줌으로써 사람이 해야 할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역량을 쏟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가치가 있다. 주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제 공공기관도 AI를 도입할 것인지 고민하는 단계를 넘어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행정의 변화는 거창한 구호보다 현장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데서 시작된다. AI 시대의 행정 혁신 역시 그렇게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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