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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만한 ‘트럼프 권력’ 무섭게 심판한 美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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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1. 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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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4일 미국 중간선거의 후폭풍이 예상보다 거세다. 민주당의 압승, 공화당의 참패 정도가 역대급이다. 민주당 쓰나미가 휩쓸면서 경합주(州)는 물론 오랜 공화당 강세주(red state)들이 초토화됐다. 상·하원은 물론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눈부신 약진은 민주당 관계자들도 놀랄 정도다.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서 등을 돌린 첫째 이유는 고물가와 생활고다. CNN이 공개한 중간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90%가 생활비가 투표에 결정적이었거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임금이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감소하는데 연료비, 식료품비, 주거비, 보건의료비 등 생활비 물가는 급등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일가와 이너서클의 부패도 분노를 키웠다. 트럼프가 지난해 사적으로 거둔 수익이 최소 22억 달러(약2조9500억원)이다. 여기에 더해 이해상충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여러 사업을 벌여온 사위와 장남 등 다른 가족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엄청날 것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새 의회가 구성되면 가장 먼저 트럼프 일가 부정축재 의혹을 조사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유심히 봐야 할 것은 미국인들의 좌절과 분노가 갑자기 표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언론 보도와 여론조사를 통해 경고음이 끊임없이 울렸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경제'를 구가하고 있다. 언론이 민주당을 돕기 위해 유권자들을 오도하고 있다"고 공박했다. 관세 전쟁을 벌이면서 생필품 물가가 상승하는데도 '출구 전략'도 없이 이란을 공격해 '고물가 부메랑'을 자초했다.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가짜 뉴스'로 치부했다. 지독한 오만과 독선이다. 그의 오만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사안이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켄 팩스턴을 지명한 것이다. 팩스턴은 뇌물 수수, 직권남용 및 부패 의혹으로 텍사스주 공화당원들의 기피 인물이었다. 그렇지만 트럼프는 밀어붙였다. 결과는 미국 보수의 심장부를 민주당에 내주는 대참패였다.

트럼프의 추락은 한국 등 다른 대통령제 국가에도 소중한 타산지석이다. 이재명 정부의 경우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결국 폐기하고, 삼권분립의 중요한 축인 대법원장을 끊임없이 압박하는 것은 국민을 당혹하게 한다. 최근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고 이런 객관적 통계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도 그렇다. 아파트 가격과 전월세 급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저소득층과 청년들에게는 너무나 동떨어진 현실 인식이다. 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트럼프 시대 종언'이란 구절이 설득력을 갖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오만을 미국만의 사례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 정치인들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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