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교수는 미술사학자인 클리프 키에포 미국 조지타운대 석좌교수, 자신의 남편인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와 함께 ‘미인도’가 위작임을 입증하는 근거를 정리한 책 ‘천경자 코드’를 펴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인도’는 숟가락을 비롯해 홍채, 인중, 입술, 스케치 선 등 5가지 ‘코드’를 통해 위작임이 확인됐다는 것.
천 화백은 여인상의 특정 부위를 숟가락으로 비비고 문지른 뚜렷한 흔적을 남겼지만 ‘미인도’에는 숟가락으로 문지른 흔적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점, 천 화백의 다른 그림에는 작은 홍채 속에 긁고 파들어 가듯 표현한 확연한 흔적이 있지만 ‘미인도’는 홍채 안이 텅 비어 있다는 점, ‘미인도’에만 인중이 뚜렷하게 나타난 점 등을 김 교수는 지적했다.
또한 천 화백이 그린 모든 입술에는 두터운 켜를 이루는 물감 층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미인도’ 속 여인의 입술은 마치 수채화 물감으로 칠한 듯 얇고 많은 얼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아울러 천 화백의 다른 그림과 달리 ‘미인도’에서만 날카로운 스케치선이 확인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부 화랑 대표 및 전문가들에 이어 권력기관인 검찰까지 합세해서 위작을 ‘진본’이라 강변하는 희한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며 “오만한 권력에 기대지 않고 진실규명의 주춧돌을 놓기 위해 ‘천경자 코드’를 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뤼미에르 보고서가 광학적인 데이터에 의한 과학적 분석이라면, ‘천경자 코드’는 다중 스펙트럼 단층 사진을 활용한 미학적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세계적인 프랑스 감정기관인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검사 결과에서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이 0.0002%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반 고흐나 르누아르 작품도 감정할 만큼 신뢰도가 높은 기관이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12월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의 안목감정, 미술계 자문 등을 종합한 결과 ‘미인도’의 제작기법이 천 화백의 양식과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지난달 국회 청문회장에서 “검찰이 프랑스 감정팀 의견을 묵살했다. 그런데 그 검찰은 우병우가 장악한 서울중앙지검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문제의 ‘미인도’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작가명을 빼고 전시 중이다.
이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국민들 판단에 맡기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관람객들이 육안으로 ‘미인도’의 진위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까.
한 미술계 관계자는 “‘보는 이가 판단하라’는 미술관 측의 행태는 무책임해 보인다”며 “역사의 퍼즐을 다시 맞추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서라도 미술계 최대 스캔들인 ‘미인도’의 진실이 무엇인지 명확히 풀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