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모든 게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 때문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연극계도 위협하고 있다. 대학로 등의 지대가 점점 상승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소극장들이 문 닫는 일이 속출하고 있는 것. 지속된 불황으로 관객 수요는 줄어드는데 임차료는 늘어나니 연극인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예술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1290개였던 극장이 2016년 1268개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들어 1220~1230개 남은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삼일로창고극장과 세실극장은 서울시가 심폐소생술로 살려냈지만, 국내에서 건축 원형대로 보존된 가장 오래된 현대식 공연장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도 존폐 위기에 처했다.
가난한 연극인들은 대학로를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었으나, 높은 임대료는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되면 결국 맞이하게 되는 것은 ‘공멸의 길’이다.
일례로 압구정로데오 거리를 들 수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시발점이었던 이곳은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상인들이 떠나자, 지난 10년 간 메인거리 1층 매장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걸리는 등 ‘죽은 상권’이 됐다. 눈앞의 이익만 쫓다 거리 전체가 몰락하는 경험을 한 이곳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대폭 낮추고 거리 특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최근 다양한 특색을 가진 음식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하고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대학로 소극장의 임대인들도 압구정로데오의 부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학로란 공간의 소중한 가치에 관해 되짚어보고, 공멸이 아닌 공존의 길로 가야 할 것이다. 연극인이 없는 대학로는 의미가 없다. 필자가 홍대 앞을 찾지 않는 것과 같은 일이 대학로에서 반복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