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수사 여부 인정 외에도 소멸시효 완성이 발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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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안씨와 전 부인 최모씨, 자녀, 친형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총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31일 밝혔다.
우선 재판부는 국군 기무사령부가 안씨를 불법 사찰했으며 간첩 등 혐의가 없음을 알면서도 혐의를 조작했다는 안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선장학회는 조총련계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면서 1997년 8월께 이 장학회의 장학금을 받고 간첩활동을 하던 내국인이 검거되기도 했다. (기무사는) 현역 장교들과 모임을 갖던 안씨가 1992~1994년 이 장학금 1000만원을 받았던 것을 안 이상 혐의 여부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1999년 6월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 뒤에는 경찰이 주로 수사를 진행해 기무사가 직무범위를 벗어나 지속적으로 안씨를 사찰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더구나 기무사가 혐의를 조작해가며 계속 수사를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나 실익은 없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설사 위법 수사로 손해배상채권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일부가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된 2007년으로부터 3년이 지난 뒤라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안씨 측은 2002년과 2003년 3차례 걸쳐 이 사건으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2007년 4월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를 청구하겠는 입장을 밝혔다”며 “2007년 6월 형사보상을 청구해 그 해 12월 형사보상금 910만원을 받은 점을 볼 때 충분히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었지만 안씨 측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뒤인) 2017년 12월에서야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서 정한 사건이 아니어서 민법에 따른 소멸시효 대신 이 법의 소멸시효를 적용해야 한다는 안씨 측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서울대학교를 82년 입학해 졸업한 후 일본으로 유학해 학업을 마쳤다. 이후 국내 유명대학에서 제품디자인 분야 강사로 일했다. 그러던 중 2002년 5월 8일 어버이날 안씨는 수사기관에 의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수갑에 채워진 채 연행됐다. 서울대학교 학군단 시절 동기가 그를 조총련의 지시를 받는 간첩이라고 제보했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은 안씨의 학군단 동기 모임 등 모든 행적을 현역 장교를 포섭하려는 대남 간첩 활동으로 결론 내렸다.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회합·통신)과 군사기밀법보호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04년 5월 항소심에선 국가보안법 위반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안씨에게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군 복무 당시 실탄과 탄피를 보관한 혐의(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 위반)와 군 부대시설 일부를 사진으로 찍은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8월을 선고했다. 2007년 3월 대법원의 판단도 동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