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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日 EUV 포토레지스트 수출 허가…시장은 똑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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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19. 09. 0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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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규제 시장논리 부재로 힘 잃어
국내 대응 조치 역시 시장논리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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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제공=삼성전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가 아직까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고순도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PR)·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핵심 3개 소재 중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가 났고, 시간이 흐르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도 허가가 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강경하던 일본 정부가 슬그머니 발을 뺀 것은 정치적인 계산도 있지만 시장에 판정패 당한 까닭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토레지스트 건으로,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일본 수출 규제 조치가 시행된 후 일본에서 수입해 온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 일부를 벨기에에서 조달하고 있다.

원래 삼성전자는 EUV 포토레지스트를 일본 A사의 것을 수입해 썼다. 그러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일본산 EUV 포토레지스트와 동일한 제품을 벨기에 B사에서 사들였다. 이는 B사가 일본 A사가 2015년 벨기에에 만든 합작사여서 가능한 일이다. 같은 품질의 제품을 사다 써도 일본 정부가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다른 일본 업체들의 항의에 일본 정부가 마지못해 포토레지스트 수출 허가를 내줬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돈의 논리가 움직이는 시장에서 ‘고객님’은 ‘나랏님’보다 중요하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대규모로 소재를 사주는 판매처와 거래 중지는 그 회사의 도산을 의미한다.

실제 일본의 소재업체들과 거래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업체의 구매담당자들을 만나보면 일본 업체들이 “행정적 절차 등 불편은 우리가 해결할테니 거래만 끊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고 한다. 특히 대형업체일수록 물 밑으로 더 적극적으로 거래 유지를 위한 구애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소재기업이 한국 또는 중국에서 공장을 증설해 우회수출하고자 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시장은 우리들의 생각보다 똑똑하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는 시대는 지났다. 오죽하면 미·중 무역 갈등을 겪으면서 중국 공산당 내에선 “사람은 통제할 수 있어도 시장은 통제하기 어렵다”는 푸념이 나온다고 할까.

정부의 경제산업정책이 성공하려면 시장에 통하는 논리를 갖춰야 한다. 일본의 야심 찬 수출 규제 조치가 힘을 못 쓴 이유는 시장 논리의 부재에 있다. 일본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조치가 위력을 발휘하려면 시장 논리에 기반해야 한다. 정부 당국자들이 잊으면 안 될 점이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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