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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법인명도 ‘주식회사 하나은행’인 상황이라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KEB’의 의미를 살펴보면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KEB는 Korea Exchange Bank의 약자로 옛 외환은행의 상징입니다. 그 때문에 하나은행에 남은 외환은행 출신 직원들은 이번 조치가 “외환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피인수 회사인 외환은행 출신들은 ‘KEB’를 떼내려는 회사의 일방적인 태도가 추후 인사나 복지 등에서의 불이익으로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두 은행이 하나가 되는 데 긴 시간이 걸립니다. 합병한 지 20년이 다 돼가는 다른 은행에서도 임원 선출 시 ‘출신’이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공식적인 통합 은행으로 출범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지분 인수매매계약을 체결한 게 2010년인데, 통합 은행이 출범하기까지 5년 가까이 걸렸으니 그간의 갈등이 얼마나 거셌는지는 짐작할 만합니다.
합병 이후에도 직원 인사 제도를 통합하는 일명 ‘화학적 결합’까지는 4년이 더 걸렸습니다. 지난해 초에야 내부 인사 평가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통합안을 마련했고, 노조도 그 해 말에야 통합됐습니다. 그만큼 두 은행의 내부 문화가 달랐기 때문에 외환은행에 다니던 직원들에게 ‘KEB’가 지니는 의미가 컸습니다.
외환 출신과 하나 출신이 함께 선출한 현 하나은행 노조 집행부도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첫 통합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자마자 상의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리면 노조 내부에서도 잡음이 있지 않겠나”라며 “노조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회사는 상의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노조는 회사측이 합병 절차를 합의할 때 KEB를 브랜드 명칭에 넣기로 한 약속을 파기했다며 소송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KEB’를 떼고 직원들의 소속감을 고취시키고 브랜드 경쟁력도 제고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대화 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하나은행이 진정한 ‘하나’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