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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청와대 기류 변화…무르익는 이재용 사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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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1. 05. 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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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계획 브리핑하는 김기남 부회장<YONHAP NO-5925>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 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P3라인 브리핑 및 향후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에 대한 입장을 달리 하면서 재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한 라디오 프로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정서라든지 공감대 등도 함께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별도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실장의 발언은 확실한 기류 변화로 읽힙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후 “국민 여론을 살필 것”이라고 한 단계 진전된 입장을 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별도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하며 사실상 사면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입니다.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 청와대의 발언에 재계는 8·15 광복절 특별사면 가능성을 점치며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십, 수백조 단위의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밝혔습니다. 지난 13일 정부의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삼성전자는 향후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시설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9년 4월 공개한 133조원에 38조원을 더한 금액입니다. 지난 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19조원 가량을 미국 현지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국내 어떤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대단위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예상보다는 소극적인 투자라는 평가를 내놓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반도체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발빠르고 통큰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이 2030년까지 따라잡겠다고 공언한 대만의 TSMC는 3년간 약 113조원(100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당초 미국 애리조나에 1개 공장을 지으려했던 계획을 최대 6개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공격 투자로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릴 태세입니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1개를 건설하는데 25조~28조원 가량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TSMC의 투자액은 140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도 이 부회장의 부재와 연결 짓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지난주 열린 한·미정상회담 기간 중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밝힐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19조원이라는 현지 투자 규모를 밝혔을 뿐 지역이나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가 세금감면 혜택 등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를 최대한 받기 위해 협의가 길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큰 그림을 가진 총수가 중심에서 진두지휘한다면 투자 결단이 더 신속하고 과감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반도체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장고가 실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손톱만한 반도체가 없어 공장 가동을 줄줄이 멈추고,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두고 패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 등을 보면 반도체는 더 이상 한 기업의 생산품이 아닙니다. 사실상 전략물자가 된 반도체, 이에 맞는 전략 재점검이 절실한 지금 청와대가 말한 “별도의 고려”도 이 같은 치열한 현실 인식에 기초한 것이길 기대합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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