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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실험미술 원로 이승택이 돌을 노끈으로 묶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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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2. 05. 2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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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묶음' 연작 집중 조명 전시 선보여...7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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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개인전 ‘(Un)Bound[(언)바운드]’ 전시 전경./제공=갤러리현대
국내 1세대 전위미술작가 이승택(91)은 실험정신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작품세계를 일궈왔다.

갤러리현대는 이승택의 작품 가운데서도 ‘묶음’ 연작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Un)Bound[(언)바운드]’전을 25일부터 7월 3일까지 선보인다.

함경남도 고원 출신으로 홍익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한 이승택은 1950년대 후반부터 서구의 근대적 조각 개념에서 벗어나 ‘비조각’이란 개념에서 출발한 전통적인 작품을 발표했다.

이승택의 비조각은 바람이나 연기, 불과 같은 물질적 양감이 없는 자연 현상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설치와 퍼포먼스 등 ‘비물질’ 시리즈와 이번 개인전에 선보인 ‘묶기’ 시리즈로 양분된다.

작가는 2020년 8월 세계적 전시기획자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 만나 “‘묶기’라는 행위는 재료의 물성에 대한 착시를 일으키며 생명력에 대한 환영을 불러오는 효과로 연결돼 점점 더 이 작업 과정에 몰두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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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전위미술작가 이승택./제공=갤러리현대
갤러리현대 지하 전시장에는 비조각의 출발점이 되는 작품 ‘고드랫돌’(1957)과 ‘묶기’가 적용된 대형 작품 ‘오지’ 등이 전시돼 있다.

고드랫돌은 발이나 돗자리를 엮을 때 쓰인 돌로, 날을 감을 수 있도록 가운데 홈이 있다. 작가는 대학생 때 덕수궁 미술관에서 우연히 접한 고드랫돌에서 영감을 얻어 짬이 날 때마다 돌멩이를 모아 깎아 뒀다. 이 돌을 노끈으로 묶어 각목에도 매어 보는 등 다양한 형태로 실험하다 ‘물렁물렁한 돌’ 시리즈로 발전됐다.

1층 전시장에는 묶음 연작의 핵심 재료인 노끈을 활용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전통적인 소조에서 노끈은 점토를 붙이기 위해 감아두는 재료지만 작가는 작품 위에 노끈을 드러낸다. 이런 ‘역설의 시각화’를 통해 캔버스와 종이, 점토판 등은 입체적이고 유기체적인 물질성을 갖게 만들었다.

‘노끈 캔버스’ 시리즈는 1960년대부터 실험 삼아 제작되다가 1972년 독일문화원이 주최한 현대조각초대전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2층 전시장은 묶음 시리즈가 돌에서 도자기, 고서 등으로 변주되는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작품들을 배치했다. 또한 머리카락을 캔버스에 붙여 만든 연작들도 선보여 작가의 전위적 예술세계를 소개한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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